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오는 24일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을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예비입찰을 진행한 지 두 달여 만이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5.41%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매각 가격은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유진그룹 등이 예비 인수후보로 들어와있다. MBK파트너스, 글랜우드PE, 이스트브릿지 등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예비인수후보로 선정된 상태다. 이르면 다음 달 초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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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채무 불확실성은 여전히 뇌관━
두산인프라코어는 2011년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DICC 지분 20%를 국내 사모펀드 등에 매각했는데 IPO가 무산되자 투자자들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1심은 두산이, 2심은 투자자들이 각각 승소했다. 두산이 최종 패소할 경우 배상금은 최대 1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예비입찰 당시 두산은 해당 우발채무를 책임지는 쪽으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후보군이 참여한 배경이다. 하지만 본입찰을 앞두고는 우발채무 부담과 관련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공개되지 않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부 예비인수후보들은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예비인수후보 전체가 본입찰까지 그대로 참여할지 예단하기 힘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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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vs GS건설 힘겨루기?━
현대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발판으로 건설기계 사업 확장을 노릴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건설기계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함께 국내 양대 건설기계업체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품에 안으면 국내 시장 지배력 강화는 물론 글로벌 건설기계 빅5 도약도 가시권이다.
GS건설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주력인 건설사업과 건설기계 사업을 잇는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며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해외 영업·마케팅 창구를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 효과도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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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자구안 이행 8부능선 넘나━
자구안이라는 산을 넘어야 하는 두산그룹 입장에선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우발채무 부담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으로서는 최대한 높은 몸값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우발채무 부담 협상에 관한 여지를 최대한 남겨두려는 것으로도 보인다"며 "추후 선정될 우선협상대상자와 이와 관련된 구체적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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