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대구에서 11명 확진자가 나왔다고 했을때 한국이 망하는 줄 알았다. 지금은 100명대만 나와도 '적네?'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감염자가 하루에 300명이 늘어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위기 의식은 확산 초기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포스트 코로나를 논의했던 전문가들도 이제 위드(With) 코로나를 얘기한다. 지난 2월 대구·경북 1차 대유행때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2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는 24일 0시부터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다. 곧 수능을 앞두고 있고 연말 모임 등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언제든지 확산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산재해있기 때문에 적용 시기를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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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위기감, 대구 확진자수 11명>수도권 300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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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실제 설문조사로도 나온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지난 6~8일 성인 남녀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인식조사'에서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한 청장년층과 고령층은 각각 11%, 12%에 불과했다.
특히 코로나는 '운이 없으면 걸리는 것'이라고 치부하는 국민들이 늘어났다. '내가 감염되냐 마냐는 어느정도 운에 달렸다'에 '그렇다'고 답변한 비율이 지난 5월 37.5%에서 46.1%로 급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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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감증' 극복하려면…"단순 위험 경고 반복이 아니라 인과관계 설명을"━
전문가들은 이런 '코로나 불감증'을 언론과 전문가들의 위험, 위기 메시지에 장기간 노출돼 '심리적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에 동참해도 위기가 반복되니 피로감이 생겨 아예 포기해버리거나 '내 일'이 아니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같은 자극이 장기간 동안 반복돼 정서적으로 국민들이 지치고 내성이 생겼다"며 "특히 '아무리 노력해도 위기는 온다'며 방역 협조를 포기해버리는 심리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와 방역 전문가들의 경고 메시지가 '위험하다'를 반복하는 수준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예측, 구체적인 수치가 바탕이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앞서 유 교수 연구팀 설문조사에서도 '방역당국과 전문가의 경고가 원론적'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49.6%나 달했다. 유 교수는 "감염확산이 전국에서 일어나도 감염 가능성 인식이 높지 않다"며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적절한 대응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교수도 "그간 정부의 경고 메시지가 단순히 '위기다, 위험하다' 등으로 천편일률적이었다"며 "미래를 예측해서 인과관계를 분명히 설명해 줄 수 있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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