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실시 이후 사흘만에 2단계 격상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엄중하고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단계 격상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열흘 남짓 남은 내달 3일 수학능력 시험 전까지는 확산세를 반드시 잡겠다는 절박함이 더해졌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22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지난 2~3월의 대구·경북 유행이나 8월의 수도권 유행에 비교해서도 이번 세 번째 유행은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박 1차장은 "앞선 두 번의 유행은 유행 확산의 중심집단이 있었기에 이들을 선제적으로 검사하고 격리하는 차단조치가 유효했다"며 "이에 반해 이번 유행은 생활 속의 다양한 감염경로가 주된 원인이며 선제조치를 할 중심집단이 없고 일상 속의 유행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3차 유행' 이미 시작됐다…인구 절반 수도권이 전국 확산세 주도━
특히 인구의 절반가량이 생활하는 수도권이 전국적인 확산세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이날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한 주(16~22일) 1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273.7명, 수도권은 188.9명으로 그 전 주간(8~14일)에 비해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수도권은 지난 20일부터 사흘째 200명대 환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이렇게 급박하게 전개되자 최근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집단에선 강력한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잇따랐고 방역당국도 앞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내달 초 600명을 넘어설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유행의 예측지표인 감염 재생산지수가 1.5를 넘어서고 있다. 확진자 1명이 1.5명 이상을 감염시키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대규모 확산의 시작 단계다.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
대한감염학회 등 11개 관련 학회 역시 앞서 공동으로 성명서를 내고 "한국역학회 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일일 감염재생산지수는 1.5를 넘어섰다"며 "효과적인 조치 없이 1~2주가 경과하면 일일 확진자 수는 1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전날 관계 부처 회의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생활방역위원회를 열어 수도권의 거리두기 격상 필요성을 논의한 데 이어 이날 중대본 회의를 통해 2단계 격상을 최종 결정했다.
━
박능후 장관 "수도권 어디든 감염 발생할 수 있는 상황…외출 삼가달라"━
박 장관은 "연쇄 감염을 막기 위해 모든 모임과 약속은 취소하고 가급적 외출을 삼가해달라"며 "식사가 수반되는 모임은 대단히 위험하며 고령층의 경우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권은 일상생활 어디서 감염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험도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밀집하는 다중이용시설, 특히 밀폐된 실내나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곳을 피해달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