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미래전력 사업 잡아라" 한화디펜스 vs 현대로템 '수주전' 치열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 2020.11.23 05:40
한화그룹 계열 한화디펜스와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로템·현대위아가 자주도하장비와 다목적무인차량에 이어 차륜형장갑차에 탑재할 원격사격통제체계(RCWS)에서도 수주 경쟁을 벌인다. 하나 같이 군의 미래형 신사업으로 단순 수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내년 초 차륜형장갑차 성능개량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이에 따라 한화디펜스와 현대위아가 이 성능개량 사업의 핵심인 RCWS 입찰 경쟁에 뛰어든다. 방사청은 내년 초 경쟁 입찰을 통한 제안서 평가로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를 뽑는다.


RCWS 수주전은 '한화디펜스 vs 현대위아'로 압축


2020 DX코리아에 전시된 한화디펜스의 차륜형장갑차용 RCWS/사진=최민경 기자
RCWS는 장비 외부에 장착된 화기를 차량 내부에서 원격 운용해 아군 승무원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장비다. 군 당국은 우선 육군과 해병대가 운용 중인 100여대의 차륜형장갑차에 이 RCWS를 탑재한다. 이후 나머지 차량과 K9 자주포 등 다른 지상 기동체계에도 순차적으로 RCWS를 적용할 계획이다.

방사청이 이번에 진행하는 입찰만 놓고 보면 초기 사업 규모는 수백억원대다. 그러나 앞으로 다른 차량들과 지상 기동체계로 이어지는 후속 수주를 따내면 회사 캐시카우로 손색 없다는 평이다. 양사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전력화 및 개발 실적을 보면 한화디펜스가 한발 앞선 상황이다. 한화디펜스는 RCWS를 개발·생산해 해군 차기 고속정과 항만경비정에 RCWS를 탑재한 바 있다. 한화디펜스는 내년부터 전력화하는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KAAV)에 탑재될 복합화기 RCWS도 개발했다. 이를 토대로 차륜형장갑차에 탑재할 경량형 RCWS를 선행 개발해 자체 시범운용까지 끝냈다.

현대위아는 RCWS를 탑재할 차륜형장갑차를 생산하는 업체가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이란 점에서 유리하다. 현대위아는 호주 EOS사와 협력해 RCWS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위아는 앞서 육군 GP 고정형 원격무장 사업을 담당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북한군의 감시초소(GP) 총격 당시 해당 원격사격통제체계가 작동하지 않아 호주 기술 도입으로 인한 정비 및 후속 지원의 문제점을 지적받기도 했다.


다목적무인차량 수주전은 '한화디펜스 vs 현대로템' 경쟁체제


2020 DX코리아에 전시된 현대로템의 HR-Sherpa/사진=최민경 기자
미래 전장에서 감시·정찰, 특수·전투 임무를 수행하게 될 다목적무인차량 신속시범획득 2차 사업은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이 맞붙는다. 이달 내 입찰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아직 시범사업이어서 이번엔 무인차량 2대만 도입한다. 예산도 38억3600만원으로 크지 않다. 하지만 무인차량 및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사업 선정자가 향후 무인차량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은 방사청이 요구한 사양인 6륜구동 시제품(HR-Sherpa)을 가장 먼저 출시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가 주요행사에 참여해 품질과 신뢰성도 인정 받았다. 지난해 11월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경호한 HR-셰르파는 지난 9월 국군의 날 행사에서도 성공적으로 시연을 마쳤다.


최대 속도는 시속 30㎞, 360도 제자리 회전 기능을 갖췄다. 보병의 기동속도에 맞춰 시속 5~10㎞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현대로템은 무인차량의 자율주행에 필요한 관제플랫폼 및 원격운용체계 개발에도 직접 나선다. 지난해 11월엔 KT와 '5G 기반의 자율주행 차량, 관제플랫폼 개발 및 사업' MOU를 맺었다.

한화디펜스는 2006년 이후 15종 이상의 무인체계 및 국방로봇 분야 국책 과제를 수행했다는 강점이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방로봇 민군 시범운용 사업을 수행해 4륜구동 다목적무인차량 개발을 마치고, △원격주행 △자율이동 △장애물 회피 △드론 통신 중계 등 AI 및 무인 운용 부문에서 남다른 기술력을 보여줬다.

특히 한화디펜스 무인차량은 자체 개발한 RCWS를 기본 탑재해 전투 지원 임무에 최적화했다. 총성 소리를 감지해 적 방향으로 화기를 돌려 조준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시연하기도 했다. 차량에 드론도 탑재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원격통신 중계를 실시하면 기존 1㎞ 가량의 작전 반경이 2~3㎞로 대폭 확장된다.


자주도하장비 수주 경쟁은 '한화디펜스 vs 현대로템' 예상


M3 자주도하장비/사진제공=한화디펜스
지난 1월 입찰 공고를 낸 5000억원대 자주도하장비 사업도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이 최종 결과를 기다리는 경쟁 관계다. 자주도하장비는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전투 지원 차량이다. 전차와 장갑차 등 기동부대가 하천을 건널 수 있게 하는 역할이다. 군에서 올 하반기 실사를 마치면 연내 입찰 결과가 나온다.

국내 원천기술이 없어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 모두 해외업체와 손잡고 이 입찰에 참여했다. 한화디펜스는 독일 GDELS가 개발해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그룹이 인수한 M3 장비를 한국형 자주도하장비의 기본 모델로 삼아 국산화한다. M3는 영국·독일·대만·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주요 5개국에서 전력화해 그 성능이 검증됐다. 이라크전에도 투입돼 실전 경험도 있다.

현대로템은 영국 BAE 시스템즈와 터키 FNSS가 공동 개발한 자주도하장비 AAAB(Armored Amphibious Assault Bridge)를 바탕으로 국산화해 입찰 수주를 노린다. AAAB는 M3에 비해 최근 개발된 자주도하장비로 터키에서 이미 성능이 입증됐다. 현대로템은 2016년부터 4년에 걸쳐 국산화 및 핵심기술 이전을 위해 터키 FNSS와 기술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지난해 7월엔 터키 현지에서 터키 군과 공동으로 우리 군이 요구하는 수상 성능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두 장비 모두 장단점이 뚜렷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AAAB는 M3보다 바퀴가 많아 접지력이 우수해 한국의 산악지형에 유리하다는 평이다. 반면 M3는 중량이 28톤에 불과해 36톤인 AAAB에 비해 8톤이나 가볍다. 물속에서도 저항이 적어 수상 안정에 최적화됐다는 분석이다.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콘서트 취소하려니 수수료 10만원…"양심있냐" 팬들 분노
  2. 2 이 순대 한접시에 1만원?…두번은 찾지 않을 여행지 '한국' [남기자의 체헐리즘]
  3. 3 11만1600원→44만6500원…미국 소녀도 개미도 '감동의 눈물'
  4. 4 [영상] 가슴에 손 '확' 성추행당하는 엄마…지켜본 딸은 울었다
  5. 5 '100억 자산가' 부모 죽이고 거짓 눈물…영화 공공의적 '그놈'[뉴스속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