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아 컬리 대표는 국제 스타트업 축제인 '컴업(COMEUP) 2020'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제2의 마켓컬리' 꿈꾸는 청년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벽배송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소비자의 온라인 식품구매 경험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컴업2020 사전 행사로 열린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1시간 넘게 후배 스타트업 대표들과 묻고 답하면서 마켓컬리의 혁신 경험을 공유했다. 마켓컬리는 샛별배송과 프리미엄 식음료 판매 등으로 온라인 신선식품 유통·판매시장을 바꾼 대표 사례로 꼽힌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을 처음 시작했던 이유, 나의 본질적인 도전의식은 확고하게 바뀌지 않는 것이지만, 나머지 다른 부분은 상황에 맞춰서 수시로 조정하고 계속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주력 서비스인 샛별배송도 소비자들과 종사자들을 위해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낮이든 밤이든 다른 시간대로도 옮길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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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롤모델' 김슬아 대표, '제2의 마켓컬리' 꿈꿔━
초기 스타트업이 기존 대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에 대한 질문에 김 대표는 "스타트업 중 망하는 곳과 성장하는 곳의 가장 큰 차이는 혁신을 실제로 실행했는지 여부"라며 "소비자를 위한 작은 단위의 혁신들을 실행하고, 이걸 회사가 성장한 이후에도 처음처럼 지속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참석자들은 회사가 커지면서 생기는 여러 고민과 운영 실무에 대한 문제도 물었다. 홈스쿨링 교육키트 개발 스타트업 '키돕'의 김성미 대표는 "코로나19(COVID-19) 이후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포장 업무 때문에 다른 업무에 지장이 생기고 있다"며 "그렇다고 외주업체를 써보니 (직접 하는 것보다) 포장 마무리가 미흡해서 소비자 불만이 걱정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슬아 대표는 회사의 핵심가치가 아니면 과감하게 외주화하라는 조언을 내놨다. 그는 "많은 업무 중 소비자에게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 핵심적인 부분은 직접 수행하고, 나머지는 외주로 옮기는 게 맞다고 본다"며 "마켓컬리는 신선식품과 배송 시간·품질이 핵심가치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직접 물류체계까지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주를 맡기는 대신 지켜야 하는 서비스 수준을 정해서 계약서로 정리하고, 지속적인 관리될 수 있도록 구조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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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면 심야·새벽 배송, 주간배송으로 바꿀 수 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생기는 내부 임직원간 소통 문제를 물었던 정지희 메디아이플러스 대표는 "지금 단계에서 우리 회사에 필요한 걸 알려주는 대답에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리는 것 같다"며 "오늘 들은 조언대로 기존 직원과 신입 직원간 자리를 늘리는 워크숍 일정부터 잡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컴업 2020은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온라인 중심의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다. 이번 행사에서는 인공지능, 디지털 헬스케어 등 12개 분야 학술대회와 인공지능 챔피언십, 도전 케이(K)-스타트업 왕중왕전 등 7개 특별행사가 개최된다. 김슬아 대표는 컴업의 민간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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