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떠안는 대한항공, 경영권분쟁도 끝났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20.11.16 11:13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사진제공=한진그룹
대한항공(한진그룹)이 위기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한진그룹과 조원태 회장을 괴롭혀 온 경영권 분쟁도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의 핵심인 KDB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경영권 분쟁 지분율 구도가 바뀔 수 있어서다.

KDB산업은행은 16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하는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를 위해 한진칼에 총 8000억원을 투자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한다.

한진칼은 산은의 자금지원을 포함해 2조50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렇게 유상증자로 마련한 2조5000억원 중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1조5000억원에, 영구채를 3000억원에 각각 매입해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도 일단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산은과 대한항공은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하기로 했다. 대한민국 국적으로 규모 면에서 세계 항공사 순위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산은의 투자로 한진그룹을 흔들어 온 경영권분쟁도 일단락될 전망이다. 고 조양호 선대 회장이 갑작스레 작고하면서 자녀 간 지분이 완전히 정리된 상태가 아니었다. 유훈에 따라 조원태 회장이 그룹을 물려받았지만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경영권 뺏기에 나서며 분쟁을 일으켰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힘겹게 경영권을 지켰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은 강성부펀드(KCGI), 반도건설 등이 지속적으로 회사 지분을 추가로 늘렸다. 조 회장 측이 우호지분을 포함해 41.14%의 지분을 확보한 반면 조현아 씨 등 3자 연합은 지분율 46.71%로 지분 면에서는 오히려 앞서는 상황이다.

그러나 산은이 8000억원의 투자금액 중 5000억원을 한진칼 유증에 투입하기로 하면서 이 지분구조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정확한 지분은 유증 세부내용이 결정돼야 확정되지만 항공업계는 5000억원 지분투자로 대략 10% 안팎의 지분을 산은이 확보할 것으로 본다. 반면 조 회장 측 지분율과 3자 연합 측 지분율은 각각 낮아지게 돼 전체 구도로 보면 조 회장 측이 지분율 면에서 앞서는 국면 연출이 가능하다.

산은으로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안정적으로 경영하며 적절한 시기에 통합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경영권 안정을 위해 조 회장 측의 백기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양측이 유통 주식의 대부분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산은이 거머쥘 10% 지분은 강력한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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