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주가 '훨훨'…"대한항공, 정부가 밀어주면 품는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 2020.11.13 12:05

[오늘의 포인트]

지난 4월 24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 앞을 지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국내 1, 2위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 가능성이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정부가 자금을 지원한다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무난히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KCGI가 변수다.

13일 오전 11시30분 현재 대한항공은 전날보다 0.41% 오른 2만4700원을 기록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12.81% 상승한 4490원을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로의 피인수가 무산된 이후 다시 매각 가능성이 커지자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인수 방식은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에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자하고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77%를 사들이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이르면 내주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내주 중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산경장)을 통해 인수구조가 확정될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그룹이 될 경우, 우리나라의 과점적 항공그룹이 탄생하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두 항공사의 항공여객 점유율은 LCC(저비용항공사) 포함 54%에 달한다. 총 항공기 수도 300대를 웃돌아 글로벌 20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아시아 항공시장에서는 매출 기준 5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승자의 저주'가 우려될 수 있으나, 우리나라 항공시장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더 중요한 변화"라고 밝혔다.

그는 "산업은행의 자금이 투입된다면 인수 후 재무 부담보다 정부가 우리나라 항공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집중 지원해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진칼 제7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의 모습.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KCGI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정부 지원 가능성'에 보다 초점을 두고 있는 모양새다.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현재 시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100억원이다. 지난 반기 말 기준 한진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531억원이다. 단기 금융상품을 합해도 3000억원이 채 안된다.

한진칼은 지난 7월 3000억원의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채무상환과 진에어 유상증자 참여(1050억원) 등으로 상당 부분 소진됐다. 산업은행이 최소 3000억원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경우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약 6%를 가질 수 있다.

여기에 HDC현대산업개발이 올 초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필요하다고 책정했던 자본확충 금액은 2조1772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산업은행의 한진칼 증자 금액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국책은행으로부터 3조3000억원을 지원받았지만 이미 소진했고 최근 2400억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추가로 지원받을 정도로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 다음달 아시아나항공은 구조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지분을 취득하게되면 한진칼 경영권 경쟁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우위에 설 수 있다.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이 우호지분을 포함해 41.4%, 조현아 3자연합이 반도건설, KCGI 등과 합쳐 46.71%(신주인수권포함) 지분을 들고 있다. 경영권분쟁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진칼 주가는 이날 6.72% 하락한 7만91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KCGI가 산업은행의 지분 취득에 반대하면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및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칼은 기발행된 신주인수권 행사와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자금이 필요한 기업은 한진칼이 아니라 대한항공"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주주연합은 한진칼의 실질적인 최대주주로서 채권단과 정부 당국, 한진칼 경영진과의 회합을 포함한 심도있는 대화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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