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봉쇄 시작됐다…V자 회복은 끝"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11.13 08:36

[월가시각]

[뉴욕=AP/뉴시스]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 집무실 건물 앞에서 요식 업소 주인과 직원들이 코로나19 규제 완화 요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야외 회식을 확대하고 실내 식사 인원을 현재 25%에서 50%까지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20.09.29.


"우리는 미국이 다시 봉쇄 모드로 들어가는 걸 지켜보고 있다. 시장은 얼마나 많은 도시가 봉쇄될지 우려하고 있다." (케니 폴카리 케이스캐피탈자문 파트너)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떨어졌다. 미국에서 8일 연속으로 하루 신규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뉴욕에 이어 시카고에서도 재봉쇄가 현실화되면서다.

미국 3대 도시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로리 라이트풋 시장은 이날 "(오는 26일) 추수감사절 모임을 취소하라"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외출자제 권고를 발령했다. 앞서 뉴욕시는 밤 10시 이후 식당, 술집, 체육관의 영업을 제한했다.

MRB파트너스의 필립 콜마 파트너는 "글로벌 경기회복은 앞으로도 이어지겠지만, V자형 회복 구간은 끝났다"며 "우린 이미 2보 전진, 1보 후퇴의 느린 회복 구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기술주, 경기순환주 모두 약세


이날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17.46포인트(1.08%) 내린 2만9080.17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35.65포인트(1.00%) 하락한 3537.01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76.84포인트(0.65%) 밀린 1만1709.59에 마감했다.

주요 기술주와 대표 경기순환주들 모두 약세였다. 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모두 소폭 내렸고, 테슬라는 1.3% 하락했다. 보잉과 엑슨모빌, 쉐브론도 모두 2% 넘게 떨어졌다.

스톤X의 유세프 압바시 시장전략가는 "시장이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등 단기적인 바이러스 확산 추세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윌밍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코로나19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바이든 자문위원 "미국 4∼6주간 봉쇄" 제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TF(태스크포스)에 발탁한 전문가는 미국에서 최대 6주 간 봉쇄령을 내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 측 코로나19 자문 TF의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감염병 연구·정책센터장은 전날 야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4주에서 6주 간 봉쇄한다면 아시아 또는 뉴질랜드, 호주처럼 (감염자) 수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게 한 뒤 우리는 내년 상반기에 코로나19 백신을 활용할 수 있고, 그 전에 경제를 되돌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오스터홀름 센터장은 미국의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에 비춰볼 때 봉쇄로 인한 노동자, 중소기업, 지방정부 등의 손실을 메워주는 패키지를 마련할 수 있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이 이 구상을 채택할 지는 미지수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바이든 당선인 측이 오스터홀름 센터장의 발언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난 경제를 봉쇄하려는 게 아니라 바이러스를 봉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저지주의 한 코스트코 매장



미국 물가상승률 '0%'…코로나에 발목잡힌 소비


미국의 소비자물가도 정체됐다. 코로나19가 소비를 다시 짓누르면서 지난 6월 이후 이어져온 물가 회복세가 중단됐다.

이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로 집계됐다. 지난 5월 -0.1%를 기록한 뒤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0.1% 상승을 예상했는데, 기대에 못 미친 셈이다.

전년 대비 CPI 상승률은 1.2%로, 시장 예상치인 1.3%를 소폭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월 대비 등락률이 0%였다.

미국에서 실업수당 청구를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



미국 신규 실업자 71만명…4주째 줄었다


미국의 신규 실업자 수가 전주보다 소폭 줄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 기록을 경신했지만 장세를 바꾸진 못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70만9000건으로, 전주 대비 4만여건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중순 코로나19 사태로 미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최저치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73만1000명(마켓워치 집계)보다 적었다.

그러나 실업수당 청구 건수 감소를 단순히 고용시장 개선 때문으로 볼 수 만은 없다. 주정부의 정규 실업수당은 최대 26주까지만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량 해고가 본격화된 4월 이후 일자리를 잃은 뒤 26주 간 실업수당을 받아온 이들이 자동으로 정규 실업수당이 아닌 연방정부의 '팬데믹 긴급실업수당'(PEUC) 수급 대상으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PEUC는 최대 13주 간 지급되고 그 이후엔 최대 20주 동안 연방-주 정부의 실업급여 연장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가 본격화된 직후인 지난 3월말 68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약 4개월 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7월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세와 함께 증가와 감소, 정체를 반복해왔다.

미국에서 최근과 같은 대규모 실업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지난 2월까지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대에 불과했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당시 69만5000명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최대 66만5000명(2009년 3월)에 그쳤다.




재봉쇄 우려 속 기름값 사흘 만에 뚝


국제유가는 사흘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12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3센트(0.8%) 내린 41.1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내년 1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밤 11시29분 현재 53센트(1.2%) 하락한 43.27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약세였다. 오후 5시32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1% 내린 92.96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4.20달러(0.8%) 상승한 1875.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대개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로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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