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 빗나가고 상원 뺏길판...美민주당 '네 탓' 공방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20.11.13 01:08
민주당의 조 바이든 당선인(오른쪽)과 질 바이든 여사(왼쪽)이 1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한국전쟁 참전기념비를 찾은 모습. /AFPBBNews=뉴스1

미국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를 챙기고도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압승'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상원을 공화당에 뺏기고, 하원 의석마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이 때문에 당 내에서는 온건파와 좌파 세력간 이념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공화당은 이날 알래스카주에 배정된 상원 의석 2석을 모두 가져오면서 전체의 절반인 50석을 확보하게 됐다. 공화당은 단 한석만 더 가져오면 상원 다수당이 된다. 반면 민주당은 48석을 확보하고 있다.

이제 남은건 조지아주에서 내년 1월5일 예정된 결선투표다. 여기에 2석이 걸려있는데, 공화당이 현재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가 현재까지 개표 상황에서도 앞서고 있어, 사실상 민주당이 역전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민주당은 하원에서도 과반수를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민주당은 기존에 하원에서 232석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현재 218석 차지에 그치고 있다. 남은 자리는 15석. 현 개표 상황만 보면 공화당이 이중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주당은 232석에 최소 5개에서 15개의 의석을 더 얹어 싹쓸이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오히려 의석이 줄게 생긴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이 때문에 만약 민주당 하원 의석이 줄어든 채 선거가 끝날 경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연임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당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민주당내 온건파는 버니 샌더스 의원, 엘리자베스 워렌,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 등 '사회주의'적인 급진 정책을 내세웠던 좌파 세력 때문이라고 탓하고 있다.

온건파인 애비게일 스팬베르거 하원의원(버지니아)은 "좌파가 전국민 보험제도를 호소한 결과, 민주당은 공화당에 '사회주의 세력'이라는 딱지를 붙일 틈을 줬다"면서 "다시는 사회주의에 대해 이야기해선 안된다"고 꼬집었다. 현재 민주당은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배정된 2개의 하원의석을 뺏길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이 지역은 베네수엘라와 쿠바 출신 이민자가 많은 지역으로 사회주의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도 "전국민 보험제도를 옹호하고, 경찰 예산 삭감 등을 주장하면 내년 1월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서 승리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좌파측에선 이러한 책임론을 부정하고 있다.

코르테즈 의원은 최근 CNN, 뉴욕타임스(NYT) 등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사회주의 비판에 맞설 디지털 중심의 선거 전략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보험제도나 그린 뉴딜 정책을 지지한 후보들은 이번 선거에서 일제히 당선됐다"고 반박했다.

닛케이는 민주당이 그동안 '타도 트럼프'라는 목적으로 대립을 피해왔지만, 바이든의 당선 후 각자의 대립이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NYT는 샌더스와 워렌 등 사회주의 노선을 표방하는 의원들이 바이든 내각에 진보 인사 수십명을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이를두고 "트럼프를 꺾겠다는 사명으로 민주당이 단결했었지만, 결국 이념과 세대차이가 깊은 바이든측과 진보진영간의 휴전이 종료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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