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 "우리집 5억 안돼"...디스야 홍보야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20.11.12 14:58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본인이 살고 있는 일산 아파트 시세가 5억 원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하지만 이 발언 직후 시장에선 주변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정말 시세가 5억 원 미만인지, 주변 거주환경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량이 급증한 것이다.


김 장관 소유 덕이동 아이파크시티 및 인근 탄현동 단지 조회 급증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일 김 장관 발언 직후 주요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 앱(app)에선 김 장관이 거주하는 일산 서구 덕이동 및 인근 탄현동 일대 아파트 정보 검색량이 급증했다.

'호갱노노'에선 김 장관이 소유한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일산아이파크1단지와 인근 탄현동 두산위브더제니스 단지 동시 접속자가 한때 3000명이 넘었다. 월간 300만명 이상이 찾는 이 앱에선 보통 동시 접속자가 300명을 넘어도 수요가 많은 단지로 분류된다.

김 장관의 발언 전만 해도 수요자들은 주로 최근 집값이 많이 뛴 김포와 부산 일대 단지나 청약 수요가 몰린 과천 지역을 위주로 검색했다. 그런데 이후 일산아이파크를 비롯해 주변 단지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됐다. 김 장관이 소유한 단지는 지금도 동시 접속자가 1000명 이상이다.
아파트 실거래가 앱 호갱노노 동시접속자 현황. 12일 오전 11시20분경. /사진=호갱노노 화면 캡쳐



우리집 5억 발언…과거는 맞지만 지금은 틀리다


그렇다면 김 장관이 언급한 '우리집 5억' 발언은 과연 맞는 말일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김 장관이 거주하는 일산아이파크1단지 전용 146㎡(53평)은 올해 9월 5억7900만원에 매매됐다. 이에 따르면 김 장관의 발언은 현실과 다르다.

하지만 시계를 올해 초로 돌리면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해당 평형은 2016년 11월 이후 거래가 끊겼다가 올해 들어 4건의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지난 2월에 거래된 2건은 5억, 5월엔 4억500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9월 거래 전까지 평균 시세는 5억원 미만이었던 셈이다.

김 장관 발언이 디딤돌대출과 관련한 질의응답에서 나온 점에서 '우리집 5억'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디딤돌대출은 '5억 이하'라는 시세 기준도 있지만, 동시에 '전용 85㎡ '이하라는 주거면적 기준도 동시에 적용된다. 김 장관처럼 대형 평형 거주자는 애초에 디딤돌대출을 받을 수 없다.


다만 같은 단지에 전용 84㎡ 시세는 3억9000만~4억3000만원대에 형성돼 디딤돌대출을 받을 수 있다. 김 장관 발언을 '우리 아파트' 개념으로 확대 해석하면 터무니없는 말은 아닌 것이다.


금융위기 여파로 대거 미분양…할인분양 여파로 12년 전 분양가보다 낮은 시세


일산아이파크1단지는 입주 10년차 준신축 단지다. 2008년 3.3당㎡ 1400만원대로 공급했으나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당시 금융위기 여파로 서울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나올 정도로 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다.

이후 시공사가 바뀌었고 2012년 미분양 해소를 위해 최대 30~40% 할인 분양을 단행했다. 최초 7억 중후반대에 형성됐던 이 단지의 전용 146㎡ 시세는 이후 4억 후반대로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야 5억원 대 시세를 회복했다.

김 장관은 해당 평형 6층 매물을 지난 2014년 5억2000만원에 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 매입 이후에도 다른 지역과 비교해 시세가 안정적 흐름을 나타낸 것이다.

이는 일산지역에서도 다소 외곽인 입지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일산 서구 덕이동은 일산 중심지역보다 파주 운정신도시가 더 가까울 정도로 외곽 지역"이라며 "주변에 경의중앙선이 있지만 서울 출퇴근 교통 여건이 우수하다고 볼 수 없고, 학원가도 중심지보다 다소 열악한 편이어서 커뮤니티시설과 주차장 등 우수한 실거주요건에도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임대차2법 여파로 서울과 수도권 전셋값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고 주변에 추가 공급도 없기 때문에 단지 시세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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