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공연은 거의 폐업 직전”…희망과 절망 오가는 ‘불안한 공연계’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20.11.12 05:55

정부·예술인·관객 ‘삼위일체’로 ‘소소티켓’ 사업과 캠페인 벌여…타계책에도 근본적인 위기 ‘존재’ 우려

11일 '소중한 일상, 소중한 문화티켓' 기자간담회에 모인 문화예술인들이 공연계 생존을 위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도일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배우 김소현, 음악감독 김문정, 소리꾼 김준수.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9월 약 70억원이던 공연계 매출은 10월 약 123억으로 집계됐고 공연 건수도 9월 358건에서 10월 751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년도 동기 대비 여전히 부족한 수치지만, 코로나 시대 장기화한 공연계 불황에서 보면 한 줄기 희망처럼 비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절망의 그림자는 쉬이 걷히지 않는다. 공연 제작사 등 관계자들은 객석 70%를 계속 점유하지 못할 경우 기획사들의 폐업이 이어진다고 우려한다.

지난 7일부터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총 5단계)으로 1단계에 한해 객석 거리두기가 완화돼 숨통이 틔었지만(10월 주당 평균 대비 26% 증가) 세 자리 수 확진자가 최근 다시 늘어나면서 언제든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침체된 공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한 공연예술 관람료 지원 사업도 ‘공연이 소리 없이 죽게 내버려둘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조치였다.

이 사업은 ‘소중한 일상, 소중한 문화티켓’(소소티켓)을 주제로 마련한 144억원 규모의 관람료 지원정책이다. 인터파크, 예스24 등 8개 예매처에서 소소티켓을 신청해 1인당 최대 3만2000원(8000원씩 4매)을 할인받을 수 있다.

연극, 뮤지컬, 클래식, 무용, 국악 등 공연계 전반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올해 연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데, 사업 시작 3주 만에 할인권 46만여 장이 발급됐다.

정부가 지원에 나서고 관객이 힘을 모으자 배우 등 문화예술인들이 감동의 감사로 응답했다. 신구, 유연석, 김소현 등 배우, 소리꾼 김준수, 피아니스트 손열음,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성악가 김주택 등이 ‘소중한 문화티켓’ 캠페인에 동참한 것이다.



원로배우 신구는 “연극은 극장, 배우, 관객의 삼위일체인데, 이 위기 속에서도 관람하러 온 관객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했고, 배우 유연석은 “공연이 멈추지 않도록 문화예술인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11일 이 캠페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예술인들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배우 김소현은 “코로나 시대 공연을 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뼈저리게 느끼는 중”이라며 “제작진이 무대를 마련해주면 언제든 달려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국악계 아이돌’로 통하는 소리꾼 김준수는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관객이 함께 추임새를 해주면서 힘을 받는 것인데, 몇 달 준비한 공연이 하루아침에 취소되면서 많은 사람이 좌절을 겪고 있다”며 “지인 중엔 연습을 하면서도 택배 일을 하는 동료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김소현(배우), 김문정(음악감독), 김준수(소리꾼). /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김문정 음악감독은 “공연을 하려고 배우와 스태프가 개런티 자체를 삭감하는 일도 있다”며 “큰 제작사는 버틸 힘이라도 있지만, 나머지는 그럴 힘도 없다. 무엇보다 어린이 공연들은 아무 것도 못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김 감독은 특히 “이런 와중에 공연계 전문 종사자들이 자질과 능력을 놓고 생업에 뛰어들면서 결국 사라져가는 현실이 아프고 안타깝다”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들은 ‘고된 리허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소티켓’ 사업 주관처인 예술경영지원센터 김도일 대표는 “방역과 관람의 경계에서도 문화예술계가 살아날 수 있는 원동력은 관객”이라며 “예술이 현장에서 계속 존속할 수 있도록 활성화 정책을 계속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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