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취직했다고…탈레반 시켜 '실명'하게 만든 아버지

머니투데이 김현지A 기자 | 2020.11.11 15:31
인터뷰 중인 카테라. /사진제공=로이터/뉴스1
아프가니스탄에서 딸이 경찰관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격분한 아버지가 무장괴한 탈레반에 의뢰해 딸을 실명에 이르게 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즈니주에서 세 명의 남성이 카테라라는 여성에게 총격을 가하고 그녀의 눈을 흉기로 찔렀다. 가즈니주 경찰은 이번 공격의 배후에는 탈레반이 있으며 카테라의 아버지가 연루돼있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의 아버지는 현재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탈레반은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카테라는 어린 시절부터 경찰이 되기를 꿈꿨지만 아버지는 딸의 취직을 극구 반대했다. 몇 달 전 경찰이 된 이후에도 아버지는 그녀를 따라다니며 감시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일을 하러 갈 때마다 아버지가 나를 따라다녔다"며 "심지어 내가 직장에 가지 못하도록 탈레반에 의뢰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아버지는 딸의 취직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탈레반에 카테라의 경찰 신분증 사본을 보내고 사건 당일에는 전화를 통해 딸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했다.


실명된 카테라는 석 달 만에 경찰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녀는 "최소 1년만이라도 경찰 일을 했으면 덜 고통스러울 것 같다"며 "만약 시력을 되찾는다면 경찰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직업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한편, 그녀의 가족은 오히려 아버지가 체포됐다며 카테라를 비난했고 결국 가족과 연락을 끊고 자녀 5명과 숨어 지내고 있다.

아프간 인권활동가들에 따르면 최근 직장을 얻은 여성들을 상대로 하는 공격이 증가하는 추세며 특히 공직에 종사하는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다. 카테라의 경우에도 경찰관이라는 직업이 탈레반들을 자극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 단체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한 이후 여성 인권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여성의 정계 진출 등 사회활동이 다른 이슬람 국가보다 활발했던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 집권 이후 여성 인권이 급격히 후퇴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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