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포대 태운 중국산 '드론택시'…서울 비행에 외신까지 주목한 이유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 2020.11.11 13:41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비행 행사에서 드론택시가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이번 시범비행에 사용된 드론택시는 중국 드론 전문업체 이항의 2인승 드론택시 'EH216' 이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도도도도도도~"

11일 오전 10시 40분, 초대형 드론 한대가 서울 여의도 상공으로 떠올랐다. 높이 1.77m에 가로 5.6m, 세로 5.6m 크기의 이 드론은 16개의 프로펠러를 쉼없이 돌리며 육중한 몸을 띄웠다.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 기체가 도심 하늘을 비행하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헬리콥터가 상륙할 때와 같은 거센 바람이 일지는 않았다. 프로펠러가 바람을 가르며 만드는 굉음도 들리지 않았다.

작은 프로펠러 소리를 내며 기체를 띄운 중국 이항사(社)의 2인승급 드론 'EH216'은 해발 54m 상공에서 여의도 한강공원, 서강대교, 밤섬, 마포대교 일대 1.8km를 두 바퀴(총 3.6km) 약 7분간 비행했다.

이번 시연행사에서 드론에 사람이 직접 탑승하지는 않았다. 안전을 위해 20kg의 쌀 4포대를 좌석에 싣고 비행을 시연했다.

유인드론 시범운행에 앞서서는 우체국 택배 상자를 실은 드론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배송하는 드론택배 시연도 이뤄졌다.

국산 기술로 제작된 유인드론 시연도 아니고 사람을 태우고 시연한 것도 아니지만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이날 도심항공교통(UAM) 실증행사에 쏠렸다.

바로 드론기체 개발 기술만큼 중요한 것이 드론관제시스템인 탓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드론제작기술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UAM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와 관제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이날 실증행사를 열었다.

이랑 국토부 미래드론교통담당관은 "향후 도입될 드론택시와 드론택배가 관제시스템을 활용해 서울 도심에서 안전하게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표대로 이행될 경우 공상과학(SF)영화에서나 보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이제는 현실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드론택시를 넘어 드론 자가용시대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하늘을 이동통로로 활용하는 도심항공교통(UAM)은 높은 인구밀도와 고질적 교통체증으로 지상교통의 한계를 맞은 대도시의 교통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2025년을 목표로 도심항공교통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2024년까지 관련법과 제도를 정비해 운항기준을 세우고 UAM 비행실증을 거쳐, 2025년 UAM 시범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20205년에는 도심 거점을 마련하고 2030년부터는 노선을 확대하고 2035년 이후에는 자율주행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재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드론기체 기술도 국내 중소기업과 대기업 등이 앞다퉈 참여하고 있어 곧 국산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한화시스템은 각각 2028년과 2026년을 목표로 드론택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시연된 중국 이항사의 유인드론은 날개가 없고 프로펠러만 달려있어 시속 130km의 속도밖에 내지 못한다.

그러나 현대차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제작중인 드론은 시속 300km의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제작·개발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인천공항에서 여의도까지 약 15~2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게 된다.

드론택시의 운임도 상용화 초기에는 초기 40㎞(인천공항~여의도) 기준 11만원정도 수준이 되겠지만 이후 시장이 확대되고 자율비행이 실현되면 일반택시보다도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025년 상용화를 위해 로드맵에서 밝힌 과제를 산학연관 협업으로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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