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입양아 사망한 날…'학대 혐의' 엄마가 보낸 메시지 '소름'

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 2020.11.11 14:34
EBS 입양 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 출연 당시 모습.

생후 16개월 영아를 입양한 후 방임하고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부부가 과거 EBS의 입양가족 특별 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에 출연한 부부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잔인한 학대 정황이 드러난 것과는 달리 당시 방송에서는 따뜻하고 친절하게 아이를 대하는 모습을 연출해 공분을 사고 있다.

입양 단체에서 일하던 A씨는 지난 2월 친딸에게 같은 성별의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B양을 입양했다. 하지만 입양 한 달 뒤부터 학대가 시작됐다.

조사 결과 A씨는 B양이 이유식을 잘 먹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 3월 초부터 집에 혼자 두는 등 16차례나 방임했다. 자신의 친딸을 데리고 외식을 하면서 B양은 지하주차장에 혼자 두는 경우도 있었다.

어린이집에 따르면 아기의 몸에는 이마의 멍 자국을 시작으로 사나흘 간격으로 얼굴과 배, 허벅지에서 멍이 계속 발견됐다. 엘리베이터 CCTV에는 아기가 탄 유모차를 세게 밀어 벽에 부딪히게 하거나 손으로 아이 목을 잡아 올리는 등 폭행하는 장면까지 포착됐다.

결국 B양은 지난달 13일 오전 10시25분쯤 서울 양천구에 있는 병원 응급실에 심정지 상태로 들어왔다. 복부와 뇌에 큰 상처를 입은 B양은 6시간 동안 치료를 받다 끝내 숨졌다. 아이가 이 부부에 입양된지 10개월만이다.

아이의 몸에서 많은 상처와 골절을 발견한 의료진은 학대를 의심하며 경찰에 신고했다.


B양과 관련한 학대 의심 신고는 지난 5월부터 총 3차례 있었으나 경찰은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해 부모에게 B양을 다시 돌려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직접 사인이 '외력에 의한 복부손상'이라는 결과를 밝혔다. 하지만 복부손상 외에도 B양의 머리뼈와 갈비뼈, 쇄골, 다리뼈 등 곳곳이 부러져 있거나 부러졌던 흔적이 남아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B양 사망 당일 "부검 결과가 잘 나오게 기도 부탁해"라는 메시지를 지인에게 보냈으며, 심지어 다음날에는 이웃에게 '물건 공동구매'를 제안하는 등의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법은 11일 오전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를 받는 장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심문 결과는 빠르면 이날 늦은 오후 나올 예정이다.

EBS는 이날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아동의 사망소식을 인지한 직후 해당 영상은 모두 비공개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아동 사고 소식에 당혹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관련해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방임이 아니라 아이가 혼자 잠을 자는 습관을 들이도록 수면교육한 것이고 상처는 마사지를 하다가 멍이 든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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