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중국 SNS 웨이보에서는 '한복(韓服)이 아닌 한푸(漢服)' '중국 복식을 표절한 한국' '한복과 한푸 논란' 등의 검색어가 등장해 수십만 건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잇따라 '한복은 중국 것이다. 한국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대표적인 사례는 방영을 앞둔 중국 드라마 '상스'(尙食)의 출연 배우 쉬카이의 사진이다. 쉬카이는 '상스'의 촬영장에서 한복으로 보이는 의상을 입고 찍은 '인증샷'을 웨이보에 게시했으며, '상스'의 제작진은 "쉬카이가 입은 한복은 중국 옷"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에는 누리꾼들이 잇따라 "명나라의 복장이었던 '한푸'를 속국 고려가 베낀 것이 한복이다"는 댓글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한국인의 베끼기가 도를 넘었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역사 드라마(사극)의 주인공들은 모두 '한푸'를 입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상스'는 2003년 중국에서 한류 열풍을 이끌었던 드라마 '대장금'의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상스'는 명나라 때의 궁녀가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하면서 고위직에 오른다는 내용으로, '대장금'과 줄거리가 매우 흡사하다.
5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한 인플루언서는 "외국인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자"는 영상을 제작했다. 한복을 입은 이 인플루언서는 영상 하단에 영어 자막을 삽입했으며, "한복은 중국 명나라의 것이다. 한국인들도 이를 알기 바란다"고 강변했다.
한복뿐만 아니라 일본의 기모노 역시 중국의 '한푸'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는 다큐멘터리 영상도 등장했다. 이 영상에는 "중국 문화는 과거 한족 문화에서 유래됐다"며 "중국의 '한푸'가 한국의 한복과 일본의 기모노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한국 문화 뺏어가기'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방탄소년단이나 기생충, 킹덤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콘텐츠가 점차 늘어나자 중국에서 이를 그대로 표절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017년에는 중국의 한 힙합 프로그램에서 아리랑을 부르며 백두산을 '장백산'(중국 명칭)으로 언급하는 장면이 방영됐으며, 2016년에는 하루 20억 명 이상이 방문하는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 윤동주를 '중국 국적의 조선족'이라고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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