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일제히 "바이든, 대통령 당선"… 트럼프 “조작으로 승자 행세”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11.08 02:58

(상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끝내 이변은 없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승복하지 않고 장기 소송전을 예고했다.



바이든, 펜실베이니아 승리하며 매직넘버 '270' 달성




CNN은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이날 오전 11시24분 바이든 후보가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승리할 것이 확실시된다며 이 같이 타전했다. 이어 AP통신과 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다른 유력 매체들도 바이든 후보의 당선 확정을 선언했다.

바이든 후보는 그 직후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위대한 국가를 이끌도록 선택해줘 영광"이라며 "여러분이 내게 투표했든 하지 않았든 나는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앞서 25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주에 걸린 20명까지 더할 경우 대통령 당선을 위한 '매직넘버'(270명)을 넘어서는 273명을 기록하게 된다.

미 대선에선 전국 득표율과 상관없이 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미국 50개주 대부분이 한 표라도 더 많이 받은 정당이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다. 예외는 메인 주와 네브래스카 주 2곳 뿐이다.

3일 대선 직후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 밖으로 선전하는 '레드 미라지'(공화당 우세 착시현상)에 한때 낙선 위기에 놓였던 바이든 후보는 대선 이튿날 북동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인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뒤늦게 개표가 시작된 우편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몰표가 쏟아진 덕분이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과 첫 여성 유색인종 부통령


29세에 역사상 6번째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뒤 40여년 간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통령으로 활약한 노정객은 이제 78세에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으로 백악관 재입성을 앞두게 됐다. 일곱살 때 수녀 선생님에게 털어놓은 대통령의 꿈을 세번째 대권 도전 끝에 이루게 된 셈이다.

첫번째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잃고 아들까지 뇌종양으로 떠나보내는 극한의 아픔을 이겨낸 그에게서 미국인들은 엄혹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가 필요로 하는 '치유와 극복의 지도자상'을 발견했다.

대선 기간 백인 경찰에 희생된 흑인의 가족을 직접 찾아가 위로한 바이든 후보는 인종차별 반대시위에 강경진압을 부르짖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되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며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상원 외교위원장까지 지낸 정통파 외교 전문가인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할 경우 우리나라 입장에선 한미동맹 복원과 보다 예측가능한 한미관계가 기대된다. 반면 북미 관계에선 다소 신중한 접근이 예상된다. 경제적으론 대규모 경기부양이 추진되고, 신재생에너지 등 기후변화 관련 산업이 집중 육성될 전망이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과 함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미국 역사상 첫번째 여성이자 유색 인종 부통령에 오르게 됐다.

검사 출신으로 캘리포니아 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지낸 해리스 의원은 1964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자메이카 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타밀족 출신의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인 도널드 해리스, 어머니는 유방암 전문 과학자 시아말라 고팔란 해리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선불복' 트럼프 "바이든, 거짓으로 승자 행세"


증오와 분열로 점철된 트럼프 행정부 4년에 환멸을 느낀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다른 4년을 허락하지 않았다.


역대급 경제호황을 발판삼아 연임을 노리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발목 잡히며 이른바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이후 28년 만에 재선에 실패한 비운의 미국 대통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미국 역사상 연임에 실패한 대통령은 10명 뿐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위스콘신, 조지아 등 핵심 경합주에서 재검표를 요구하는 등 대선 불복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선거는 전혀 끝나지 않았다"며 "바이든은 서둘러 거짓으로 승자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9일부터 우리 캠프는 선거법이 완전히 지켜지고, 적법한 승자가 취임할 수 있도록 법원에서 소송 사건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악의 경우 국민들의 선택과 달리 법정 싸움의 결과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지키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주지사를 둔 지역에서 우편투표 등에 대한 개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대선에선 유권자의 약 30%가 우편투표가 했는데, 대체로 코로나19의 위험에 민감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우편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선거 관련 소송은 통상 해당 주 청구재판소(행정법원) 또는 항소법원(고등법원)에 제기하는데, 당사자가 상고할 경우 연방대법원으로까지 넘어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의 연방대법관 임명을 강행하며 연방대법원을 6대 3의 압도적 보수 우위 구도로 만들어둔 건 이런 소송전을 위한 포석이다.

만약 12월14일 선거인단 투표일까지 법적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미국 대통령 선출 기준인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수, 즉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없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이 경우 하원이 대통령, 상원이 부통령을 뽑게 돼 있다.

이때 하원에선 주의 인구 또는 의원 수와 상관없이 주별로 한 표 씩만 행사할 수 있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26개 주, 민주당이 22개 주에서 다수당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구도라는 뜻이다. 부통령을 뽑는 상원도 공화당이 다수다.

만약 차기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20일까지 대통령이 결정되지 않는다면 자동으로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 민주당 의원이 임시 대통령 직을 맡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과정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군과 자신을 지지하는 민병대까지 동원하려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자칫 민주당을 지지하는 민병대 또는 트럼프 대통령에 항명하는 연방군 사이에 충돌이 벌어지는 최악의 내전 사태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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