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 수익' 붙인 신도시 상가들…"저라면 분양 안 받아요"[부릿지]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 2020.11.06 06:30

[부릿지GO]신도시 상가분양 받을 때 유의할 점


'상가 수익률 4.5% 보장', '상가 투자 최소 5% 수익'

신도시나 대규모 택지개발 지구에 가면 볼 수 있는 광고 문구다. '수익률 몇 %를 달성할 수 있다'는 문구를 쉽게 생각했다가 평생 일해 모은 노후자금을 잃거나 돈이 묶여버린 사람들이 많다.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 전문 유튜브채널 부릿지는 하남 감일지구를 직접 찾았다. 1편에서는 위례신도시 상가 공실 상황을 확인하고, 부동산을 찾아갔다. 상권전문가인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와 함께 상가를 돌며 상권을 분석했다.

이번 2편에는 위례신도시 옆 감일지구를 비롯해 신도시 및 대규모 신규택지 지구 상가투자를 할 때 유의할 점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최동수 기자
지난 시간에 위례신도시를 다녀와 봤습니다. 김영갑 교수님과 함께 신도시 상가분양을 받는다고 할 때 무엇을 유의해야 하는지 직접 현장에서 말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는 위례신도시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인 하남 감일지구입니다. 감일지구에서 공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는데요. 여기도 상가분양 중인데 인기가 있습니다. 교수님을 모시고 현장으로 바로 왔는데 현장에 오는 게 첫 번째 인가요?

▶김영갑 교수
그러면 안 됩니다. 현장에 오시기 전에 먼저 데스크 리서치, 사전조사를 먼저 해야죠. 토지이용계획을 보고 상가가 어떻게 지어질지 사전조사를 해야죠.

그리고 이 지역만 보시면 안 돼요. 지역 주변 다양한 상권도 봐야죠. 송파도 있고 위례도 있고, 주변 상권 간에 역학관계가 있어요. 이 지역에 사는 사람이 온전히 소비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지 이런 관계성도 미리 조사하고 오면 좋아요.

▶최동수 기자
그다음에 현장으로 가봐야 한다는 거죠?

▶김영갑 교수
데이터를 수집하고 난 뒤 현장으로 가야죠.

▶최동수 기자
우선 수치로 알아보죠. 감일지구가 1만4000가구 정도 들어와요, 주상복합 용지에 대형상업시설이 들어와요. 일반 분양으로 250개 정도 들어서고 최소 500개 정도는 생길 것 같아요.(추가 취재 결과 최소 700개 이상 상가 들어올 예정)

저희가 500개를 기준으로 1만4000가구라고 했을 때 점포 하나당 매출과 임대료를 얼마로 예상하는지 계산 좀 부탁할게요.



▶김영갑 교수
우리가 이제 보통 가구당 월 300만원 정도 지출한다고 통계적으로 나와 있어요. 그러면 그 300만원을 분석해보면 동네 상권에서 많이 쓸 때 30% 정도 씁니다.

예를 들어 초창기때 1만가구 정도 입주했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얼마씩 쓰는 거죠? 100억원 정도죠.

상가를 500개로 가정하면 한 점포당 월 올릴 수 있는 매출액이 2000만원이 되겠죠? 그러면 점포들이 적정하게 지출할 수 있는 임차료는 얼마일까요? 보통은 우리가 식당을 가정하면 매출액의 10% 정도가 안정적인 임대료라고 해요. 그러면 2000만원 중에 10%면 200만원이 되겠죠? 200만원 정도 지출할 때 점포들이 망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어요. 여기 상가들 지금 분양가 보셨죠?


▶최동수 기자
분양가가 비싼 곳은 1층이 1억원 가까이 하는 곳이 있어요.

▶김영갑 교수
그렇죠, 지금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얘기하잖아요? 그러면 만약에 그 전용면적이 10평만 돼도, 10억원이잖아요. 10억원을 분양 받았다면 적정한 임차료는 얼마를 될까요? 만약에 여러분이 간단하게만 계산을 해도 500만원은 받으셔야 해요. 임차인이 적정하게 낼 수 있는 건 200~300만원 수준인데 임대인은 500만원을 받아야 돼요. 그러면 그 상가가 잘 유지될 수 있을까요? 상당히 위험하겠죠

▶최동수 기자
감일지구 내에 인구만을 가지고 계산을 해봤는데요. 외부에서 감일지구 상가로 유입이 돼야 겠네요. 그래야지 유지될 수 있겠네요. 이 상가가 제대로 굴러가려면요.

▶김영갑 교수
이 지역에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인근에 사는 사람이 이 지역으로 올 수 있어야 더 많은 매출이 생기겠죠.


▶최동수 기자

스튜디오로 넘어가기 전에 평소 궁금했던 것 한 가지만 여쭤볼게요. 뒤에 보면 상가 분양 4.5% 수익률 임대 보장 이런 얘기들이 있어요. 4.5%면 상당한 건데요. 주변에서 노후자금을 투자해서 연금처럼 받으려는 분들이 많아요. 어떻게 보시나요?

▶김영갑 교수
4.5%를 보장해 준다. 사실은 구체적으로 어떤지 봐야 해요. 왜냐면 여러분이 원하는 보장은 언제까지일까요? 1년일까요? 평생일까요? 우리가 이제 저 보장을 해준다는 것이 어떤 조건인지 보시는 게 중요해요. 단기적으로 해주는 경우라면 의미가 없습니다.

1년 보장 받아서 뭐하죠? 사실 우리가 상가투자를 하는 건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정확히 봐야 합니다. 1년인지 2년인지 10년인지 50년인지, 만약에 20년 30년을 보장해준다고 하면 당연히 투자해야죠. 근데 그렇게는 보장해 줄 수가 없을 거예요.

▶최동수 기자
이 상가의 미래를 예측을 잘 해봐야겠네요. 당장 1~2년이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김영갑 교수
그럼요. 제가 그래서 항상 상가투자 하는 분들에게 몇 년을 보고 할거예요? 그러면 최소한 20~30년 이상을 보고 하시는 거란 말이죠. 수익성 관점에서 장기적인 분석을 할 줄 알아야 해요.

▶최동수 기자
알겠습니다. 스튜디오로 넘어왔습니다. 이제부터 또 교수님하고 몇마디 더 나눠볼게요. 감일지구는 송파랑 5분 거리고, 위례신도시도 가깝고요. 교수님 같으면 상가분양 받으시겠어요?

▶김영갑 교수
저요? 안 받아요. 재미로 말씀드린 것이고요. 사실 분양을 받으려면 아마 철저한 분석을 하겠죠. 그리고 내가 원하는 수익률이 나올 수 있는 상가가 있는지 볼 것 같아요. 투자했을 때 내가 원하는 임차료가 나올 수 있느냐를 봐야죠.

사실 임차료는 상가에 들어오는 임차인의 매출액이겠죠. 그러니까 결국은 내가 원하는 임차료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산 상가에 들어온 임차인이 매출액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 지 이걸 분석을 해봐야죠.

어떤 업종으로 어떤 임차인을 줄지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상가 분양을 받으면 필패할 가능성이 있죠. 요즘 머리아프신 분들 상당히 많을걸요?

다 힘들어요, 예를 들면 저도 과거에는 상가투자를 꽤 했었어요. 많은 투자를 했어요. 상가투자 한 것 중에 5억원 정도 투자했는데 수익률이 연10% 정도 나와요. 제가 샀을 때는 지금 분양가격의 1/3 정도 밖에 안 됐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투자금액이 너무 올라갔어요.


또 중요한 건 내가 분양받는 상가의 크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해요. 요즘 상가는 작게 쪼개 놓았어요. 1층 전용면적이 15평 넘는 상가가 거의 없어요. 그래도 10~15억원인데 이걸 30평 짜리로 만들어 본다고 생각해 봐요. 30억원씩 투자해야 하는데 대한민국에 몇 명이나 되겠어요?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시행사는 크기를 줄일 수밖에 없어요. 투자자 수요를 늘리려면 금액이 적정해야 해요. 그러니까 15평이죠. 1층에서 15평 가지고 장사 할 수 있는 게 몇 개나 있을까요?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주 쉬워요. 평소에 본인이 가는 상가 크기를 생각해 보세요. 음식을 사 먹으러 가든, 머리를 자르려 가든, 그중 15평 미만의 상가에 갈 확률이 몇%죠?

소비자가 작은 상가를 찾아가서 만족도가 높을 수 없어요. 내가 줄 수 있는 상가에서 받을 수 있는 그 임차료에 대한 적정한 매출액 수준을 아셔야 해요.



▶최동수 기자
공부가 돼 있어야 하네요. 마지막으로 상가분양을 받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김영갑 교수
첫번째로 좀 큰 그림을 그리셨으면 좋겠어요. 도시계획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보시고요. 다음에 주변 상권과의 관계성이 중요하다고 했잖아요. 내가 산 상가가 계속 발전할 가능성이 있느냐, 이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 장기적으로 추정해 보셔야 해요.

과거처럼 그냥 수동적으로 내가 사놓으면 누군가 들어와서 돈을 벌고 나한테 임차료 낼 것이다. 이런 생각 하시면 안 됩니다. 내가 임차를 내줄 업종을 정확히 정해야 하고요, 그 업종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해요. 나도 모르는 사업을 누군가한테 주고 그 사람이 많이 벌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이제 공부하시고 투자하셔야 해요.


출연 김영갑 교수, 최동수 기자
촬영, 편집 김윤희 PD
디자인 신선용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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