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유통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은 올 3분기 이마트가 연결기준 매출액 5조8100억원, 영업이익 154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33% 성장한 수치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사상 첫 분기 영업손실 299억을 보는 등 줄곧 암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해 연말 인사를 예년보다 두 달 빠른 10월에 단행하고,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 출신 강희석 현 이마트 대표를 첫 외부출신 CEO(최고경영자)로 영입했다. 이후 강 대표는 꾸준히 사업구조조정에 나서며 내실경영에 힘써왔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은 과감히 정리했다.
대표적으로 수술대에 오른 게 잡화점 삐에로쑈핑과 H&B(헬스앤뷰티) 스토어 부츠다. 강 대표는 삐에로쇼핑 7개 매장을 문 닫고 지난 5월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2018년 사업을 시작한지 2년 만이다. 부츠도 한때 매장을 33개까지 운영했지만, 사업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지난 5월 사업을 접었다. 사업 시작 3년 만이다.
이 같은 극약처방을 통해 전문점 부문은 올 2분기에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를 -192억원에서 -69억원으로, 123억원 개선했다. 내년엔 전문점 부문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강 대표의 '내실 경영'이 이처럼 1년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마트의 '아픈 손가락' 제주소주와 관련한 매각설과 청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16년 이마트는 190억원을 들여 향토 소주 제조사 '제주소주'의 지분 100%를 취득했다. '푸른밤 소주'는 '정용진 소주'라며 대중의 관심을 받아 출시 4개월만에 300만병 판매됐다. 하지만 그 이후 대중적 관심이 뚝 떨어지면서 적자 규모가 매년 커졌다.
강 대표의 기조가 '수익성 없는 사업에서 손떼기'인 이상, 제주소주의 운명은 이미 매각 또는 정리로 정해져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문제는 매각하려해도 제주소주를 사려하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지난 7월 위스키업체 골든블루가 제주소주를 약 250억원에 사들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업계에 돌았지만, 이마저도 해프닝으로 끝났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시장은 제조면허가 있어야 공장을 세울 수 있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서 기존 회사를 인수해 시장에 진입하는 방법을 사용한다"면서도 "하지만 제주소주는 공장이 제주도에 위치해 전국을 대상으로 판매하기엔 물류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에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청산설도 함께 대두된다. 앞서 강 대표가 삐에로쑈핑, 부츠 등을 철수했듯 소주사업을 완전히 접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이마트는 사업에서 손을 떼고 제주소주 직원들을 이마트 소속으로 돌리고, 건물과 땅을 다른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제주소주 매각설·청산설에 대해 "아직 확정된건 없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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