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첫 상견례…이재용 '무노조 종식' 선언 반년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20.11.03 16:14
나기홍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부사장)이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상견례 및 첫 단체교섭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3일 새로운 노사관계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삼성전자 사측과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상견례 겸 1차 본교섭을 진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지 6개월만에 노사가 만난 것이다.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노사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삼성전자 창사 51년 이래 최초의 노사 단체협약"이라는 새 기록을 쓰게 된다.

이날 사측에선 최완우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인사기획그룹장(전무)를 포함한 교섭위원 11명과 나기홍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공동교섭단 측 교섭위원으로는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과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공동교섭단 교섭위원 등 11명이 참석했다.

노사 교섭위원들은 단체교섭과 관련한 기본 원칙과 함께 교섭위원 활동시간 보장, 단체교섭 준비를 위한 임시사무실 제공 등의 내용이 담긴 기본 합의서에 각각 서명했다.

사측은 이날 과거의 무노조 기조와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나기홍 부사장은 "이 자리는 삼성의 새로운 노사관계, 노사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요하고 의미있는 시간"이라며 "노사 모두가 상호 이해하고 동반자로서의 중요성도 인식해가며 상생과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대표교섭위원, 왼쪽)과 나기홍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부사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단체교섭 상견례 및 1차 본교섭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김만재 위원장은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 위한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지가 이어지기 위해 삼성이 노동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며 "삼성전자의 괄목한 성장에는 노동자들의 눈물과 헌신이 있었음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초일류 100년 기업의 첫걸음은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조활동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 상견례가 바로 역사적 현장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섭에는 삼성전자 4개 노조가 처음으로 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공동교섭단을 꾸려 참석했다. 조합원이 가장 많은 4노조의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금속노련이 권한을 위임받으면서 단체교섭에 나섰다. 나머지 3개 노조는 상급단체가 없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전국삼성전자노조 7명을 포함해 삼성전자사무직노조(1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2노조), 삼성전자노조(3노조) 각 1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상견례에 앞서 사측과 교섭위원 구성 등 기본 사항에 대해 2차례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사측은 단협에 참여하는 시간 등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고 단협 체결 이전에도 노조에 임시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했다. 노조는 단체교섭안을 이번 주 내로 경영진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다음 교섭은 오는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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