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로 정교하게 인공관절 수명 늘렸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20.11.10 04:00

美 FDA 승인 '마코로봇'…절삭·삽입, 오차범위 최소화…정확한 정렬, 조기 마모 방지

왕배건 부평힘찬병원 원장이 마코로봇 인공관절수술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스트라이커
#젊었을 때 교통사고로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은 김모씨(63)는 50대 후반부터 무릎통증이 있었지만 수술을 미뤄왔다. 이른 나이에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 재수술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진 요즘 참을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로봇수술을 하면 부작용과 재수술을 낮출 수 있다는 전문의의 설명에 김씨는 수술을 결심했다.

평균수명의 증가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환자는 매년 늘고 있다.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무릎의 위·아래 뼈를 절삭하고 인공구조물을 삽입하는 인공관절 수술환자는 7만7579명으로 최근 4년 만에 37.5% 증가했다.

이 수술은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져 관절염이 심해지는 11월부터 급증한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지난해 12월 1만3716건으로 가장 많았고 1월, 11월 순으로 심평원은 집계했다.

문제는 인공관절도 연골처럼 마모되기 때문에 수명이 있다는 것이다. 수술 도입 초기인 1980년대에는 인공관절의 수명이 10년 이하여서 재수술이 많았다. 때문에 김씨처럼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가 많은데 최근 로봇수술 도입으로 인공관절의 수명이 크게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왕배건 부평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인공관절 수명은 소재나 수술기법, 의학기술의 발달로 2010년 초 10~15년 수준에서 최근엔 15~20년으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수술 후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관리하면 충분히 오래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연도별 환자수 추이/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
◇로봇 수술, 정교한 절삭과 삽입…정확도↑ · 재수술 걱정↓=수술의 정확도를 높인 로봇수술은 재수술에 대한 우려를 크게 줄였다. 수술 시 미세한 오차가 인공관절의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로봇수술을 활용하면 이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마코로봇 수술 시 모니터에는 ‘햅틱 존’이라는 가상의 안전선이 나타난다. 의료진이 화면을 보면서 무릎뼈를 절삭하는데 수술 계획상 절삭 범위를 벗어나면 로봇은 자동으로 멈춘다. 필요한 부분만 절삭할 수 있어 수술성공률을 높여준다.

2019년 ‘슬관절수술저널’(The Journal of Knee Surgery)에 발표된 논문 ‘마코로봇수술에서 뼈 절삭의 정확성’에 따르면 105명의 환자 중 94.29%인 99명의 수술이 계획된 절삭범위 1㎜ 이내에서 수술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코로봇은 무릎 전치환술 및 부분치환술, 고관절 전치환술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인공관절 수술로봇이다.


왕 원장은 “정확한 절삭으로 정상적인 뼈나 주변 연부조직의 손상을 줄이면 관절 기능 회복이 향상되고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불편감이나 통증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왕배건 부평힘찬병원 원장이 말기 무릎관절염 환자에게 로봇인공관절수술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스트라이커
◇정확한 다리 축 정렬로 인공관절 조기 마모 방지=인공관절 수술에서 정확한 절삭 외에 중요한 것은 다리축을 바르게 정렬하는 것이다. 다리축 정렬이 바르지 않으면 한쪽으로 하중이 쏠리면서 인공관절의 마모가 빨라져 염증이 생기고 재수술까지 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다리 축은 고관절과 슬관절, 발목 관절의 중심까지 잇는 축이 일직선 상에 놓여있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의 경우 말기 관절염으로 연골이 모두 닳아 있거나 내측 또는 외측 연골의 마모로 다리가 휘어지는 변형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 수술은 휘어진 다리를 바로 잡고, 다리 축이 일직선 상에 놓도록 교정한다.

마코로봇 수술을 활용하면 보다 정확히 다리의 축을 맞출 수 있다. 환자 다리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정렬상태를 수치화해 보여주고 CT(컴퓨터단층촬영)로는 확인할 수 없는 인대의 균형까지 고려할 수 있다.

이재욱 부평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기존에는 다리축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구멍을 내고 기구를 삽입해 눈으로 보면서 각도를 맞췄다”면서 “로봇수술 도입 후엔 환자의 무릎을 구부리고 펴보면서 다리축의 변화를 정확히 계산한 수치의 3D(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한다”고 말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수술과 일반수술을 받은 환자 400명의 수술 전후 다리 정렬 각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다리 축 교정 각도는 7.56도,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교정 각도는 6도로,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1도 이상 더 바르게 교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세계 수술용 로봇 시장은 올해 67억 달러(약 8조3415억)에서 2025년 118억 달러(14조6910억원)로 연평균 1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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