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검찰내부망인 '이프로스'에는 추 장관이 자신을 공개비판한 이환우 검사를 저격한 것과 관련해 반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추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검사의 과거 '인권침해 논란' 기사를 올리고 "좋습니다"라며 "이렇게 커밍아웃 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 적었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사위인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저도 이환우 검사와 같은 생각이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자 "저도 커밍아웃한다" 등 공감을 표하는 댓글이 잇달아 달렸다. 댓글 수는 이날 오전 9시22분 기준 90개를 넘겼다.
이같은 상황에서 임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내부망에 '지연된 정의에 대한 자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고 억울해 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최근 법정구속된 김학의 전 차관과 재판에 넘겨진 김대현 전 부장검사 등을 언급하며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뒤늦게나마 속속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성난 동료들이 많아 욕 먹을 글인 걸 안다"면서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검사게시판에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썼다"고 덧붙였다.
임 부장검사의 글에는 그를 비판하는 댓글이 달렸다. 한 검사는 "죄송하지만 제게는 물타기로 들린다"며 "더 죄송스러운 말씀을 드리자면, 이제 부장님을 정치검사로 칭하는 후배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검사는 "열기하신 모든 사건을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회사 들어오기도 전의 일이지만 후배들이 그런 부분도 동의 안 하겠느냐. 그런데 하필 월말에 참...부장님이나 장관님이나 에휴..."라 댓글을 남겼다.
임 부장검사는 2007년 광주지검 근무 시절 이른바 '도가니 사건'의 1심 공판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임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 고발자'를 자처하며 전현직 검찰 간부들을 상대로 감찰 요청과 고발을 수차례 진행해 온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수사권 오남용'이라 칭하는 등 다소 정치적인 모습을 보인 바도 있다.
법무부는 지난 9월 '원포인트 인사'로 임 부장검사를 대검찰청 감찰직에 임명했다. 대검과 상의 없이 내부 부서배치까지 결정한 인사로, 이례적인 사례였다. 당시 법조계 안팎에선 추 장관 아들 서모씨에 대한 의혹과 수사가 확대되자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해 수사에 불만을 가진 검찰 내부 인사들에게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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