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또 터지면 끝장" 핼러윈 D-1 이태원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 2020.10.30 05:45
방역작업 중인 이태원/사진=이정현 기자

핼러윈데이가 낀 주말을 하루 앞둔 이태원 일대는 적막감이 흘렀다. 어제까지만 해도 대대적인 방역 작업이 이뤄졌던 이태원이다. 상인들은 또한번 집단감염이 발생한다면 정말로 끝이라는 생각으로 핼러윈데이 기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많은 상점이 문을 닫은 이태원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올 3분기 이태원 지역의 공실률은 30%를 넘어섰다. 세집 걸러 한집이 문을 닫은 상태인 것이다.



이태원 활성화 대책 줄줄이 실패...연말 등불축제에 한가닥 희망 걸어


용산구청과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는 이태원 상권 재활성화를 위해 올해 초 '2020 이태원 관광특구 활성화 대책'을 마련했다. 활성화 대책에는 △할인행사 및 이벤트 △서울시 행사 참여 △이태원 문화축제 개최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터지면서 어쩔 수 없이 활성화 대책 방안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할인행사 및 이벤트, 예술인 공연 등은 이태원 거리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며 유명무실해졌고 서울시에서 적극 추진하던 '서울 페스타 2020'은 내년 5월로 연기됐다.

이태원에서 벌어지는 최대 규모 축제인 지구촌축제마저 취소된 지금 이태원 상인들은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의 빛 초롱 축제'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희망의 빛 초롱 축제는 서울시가 청계천에서 진행하던 등불축제를 이태원에서 진행하는 행사다. 이마저도 지난 23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핼러윈데이 주의보가 내려져 11월4일로 연기됐다.

세계음식거리에서 맥주집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지금도 손님이 많이 줄어 간신히 가게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여러 대책을 마련해 실행에 옮겼는데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지 잘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 상인들은 현재 기존 이태원의 모습에서 벗어나 테마별로 새로운 콘셉트의 이태원을 준비 중이다.

한산한 이태원 골목/사진=이정현 기자



벼랑끝에 선 이태원 상인들..."최후의 방어선은 지켜야"


핼러윈데이가 다가오자 일각에서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또한번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매년 핼러윈데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특수분장을 하고 이태원 클럽이나 술집에 모여 축제를 즐기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대형클럽은 선제적으로 핼러윈데이에 영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태원 상인들과 용산구청도 28일 민간 합동 회의를 개최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과 김동권 용산경찰서장, 김홍성 이태원역장, 맹기훈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장 등 40여명의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민관 합동 회의에서는 핼러윈데이를 안전하게 보내기 위한 대책이 논의됐다.

이들은 핼러윈데이에 의무방역수칙을 확실하게 지키고 이태원 일대 방역소독 및 소음·거리가게·노상 적치물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1일 기준 환경미화원 40명을 투입해 쓰레기가 쌓이지 않도록 조치하고 클럽과 주점 인근에 경찰기동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상인은 "지금 이태원에서 또한번 5월처럼 집단감염이 발생한다면 완전히 끝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많은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안전영업에 동참하고 나섰다"고 했다. 이어 "모두들 최후의 방어선을 지키는 마음으로 이번 핼러윈데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핼러윈데이 자체 휴무를 밝힌 이태원 클럽/사진=이정현 기자



이태원 공실률 30%...매출액은 52% 감소


28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태원의 2020년 3분기 공실률은 30.3%다. 가게 3곳 중 1곳은 빈 가게라는 의미다. 이태원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수년 전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고 있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년 현재 이태원 유입인구는 전년동기 대비 70%에 그치고 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42% 수준이다. 맹기훈 연합회장은 "과거 자료를 보면 회원사가 2200여개에 달했다"면서 "지금은 그 반의 반도 안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맹 회장은 "이태원 상권은 반드시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상인들도 코로나19를 겪으며 단합력이 더욱 강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핼러윈데이 방역 협조도 강제성 없이 전부 자발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핼러윈데이는 '칼과 방패' 작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방역에도 철저히 힘써야 하고 상권 활성화를 위해 노력도 해야 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성 구청장의 기본적인 방침은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을 못오게 하거나 오는 사람을 막아선 안된다는 것"이라면서 "안전한 핼러윈데이를 보내고 이후 이태원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공실률 30%에 달하는 이태원/사진=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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