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가족도 영끌해야"…분양가상한제에 치솟는 청약가점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20.10.29 11:45
서울 아파트 전경.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 가점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 당첨자 평균 가점은 70점에 육박했다. 4인 가구는 받을 수 없는 점수다.



당첨 평균 70점…4인 가구 불가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날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의 평균 당첨 가점은 69.8점으로 집계됐다. 면적 별 평균 가점은 전용 59㎡A가 70.5점으로 가장 높았고 전용 59㎡B와 전용 84㎡는 69.71점으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최고가점인 74점은 전용 84㎡에서 나왔다. 최저가점은 69점이었다.

당첨 평균 가점이 70점에 육박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70점대 통장이 대거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70점은 4인 가구는 받을 수 없는 점수다.

4인 가구는 부양가족 점수가 20점(3명)이어서 무주택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에서 각각 32점(15년 이상), 17점(15년 이상)으로 만점을 받아도 69점 밖에 안된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적어도 5인 가구는 돼야 청약 당첨을 꿈꿀 수 있는 상황이 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부양가족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해야 하냐"는 볼 멘 소리가 나온다. 부양가족이 한 명씩 늘어나면 가점도 5점씩 올라가서다. 무주택인 직계존속(부모님, 조부모님)의 경우, 부양가족에 포함시킬 수 있다. 하지만 청약신청자와 연속으로 3년 이상 주민등록(등본)이 함께 돼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점수를 높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상한제 시행 후 가점 꾸준히 상승


그간 고가점 통장을 아껴뒀던 수요자들이 상한제 시행과 함께 청약에 나서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 당첨 가점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상한제 전 마지막 분양 아파트였던 '신목동 파라곤'의 경우 청약 만점(84점) 당첨자가 나오긴 했으나 평균 당첨 가점은 64.9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상한제 첫 시행 단지인 '서초 자이르네'의 평균 당첨 가점은 66.2점으로 상한제 전보다 1.3점 높아졌다.

청약 스타강사 박지민 씨(필명 월용이)는 "상한제 시행으로 인해 분양이 미뤄지다보니 대규모 아파트가 아닌 가로주택정비사업 단지들도 당첨 커트라인이 치솟고 있다"며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총 분양가 9억원 이하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단지라 고가점 통장이 더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들은 비슷한 수준에 당첨자가 결정될 것"이라며 "50~60점대 애매한 점수인 수요자들은 차라리 내년 하반기부터 나올 후분양 아파트를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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