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수원 선영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수원 선산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부모와 조부가 잠든 곳이다.
장지는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일군 상징성과 반도체에 대한 고인의 평소 애착 등을 고려한 부인 홍라희 여사의 뜻을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은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지역으로 반도체 사업을 향한 이 회장의 평생 노력과 열망이 깃든 곳이다. 삼성은 현재 삼성디지털시티로 불리는 수원사업장에 1969년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한 이래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이 회장의 발자취는 회장직을 맡은 지난 33년 동안 삼성그룹의 매출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1987년 매출 17조4000억원의 삼성그룹은 지난해 매출 314조원의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기간 반도체, 스마트폰, TV 등 수많은 삼성 브랜드가 세계시장의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10만명 수준이던 임직원 수는 40만명으로 늘었다.
재계 한 인사는 "세계 무대에서 '삼성?'이라던 물음표를 '삼성!'이라는 느낌표로 바꾼 이가 바로 이 회장"이라고 말했다.
성장을 이끈 원동력은 끊임없는 혁신이었다. 세간에서 "괄목상대", "이만하면 됐다"는 얘기가 나올 때 이 회장은 위기론을 일깨웠다. 이건희 하면 떠오르는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신경영 선포가 나온 것도 이때였다.
이 회장 스스로가 끊임없이 자문하면서 안주하는 삶을 배척한 혁명가였다. 한번 하겠다고 마음 먹은 사업을 밀고 나가는 집념이나 추진력은 주변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부친인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마저 위험이 크다며 결정을 미룬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면서 1974년 사비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일화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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