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언제 말 걸지 아는 똑똑한 스마트 스피커 개발 길 열어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 2020.10.28 14:20

최적 발화(發話) 시점 추론 기술개발 필수적인 사용자 상황맥락 요인 규명

실험용 스마트 스피커를 활용한 데이터 수집 주요 장비 및 환경./사진제공=KAIST

# 기존에 개발되거나 시판 중인 스마트 스피커 인공지능 비서는 사용자가 먼저 요청한 서비스만 제공한다. 반면 최근에는 사용자의 상황에 맞춰 능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진화하는 추세다. 똑똑한 음성비서가 사용자가 처해 있는 상황을 정확히 이해한 후에 선제적으로 일정 및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 때나 눈치 없이 말을 건다면 도움은커녕 하는 일에 방해만 될 수 있다.

카이스트 연구진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마트 홈 환경에서의 최적의 발화(發話) 시점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용자 상황맥락 요인을 찾아 냈다. 이를 통해 언제 말을 걸지 아는 똑똑한 스마트 스피커 개발의 길을 열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이스트(KAIST)는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 스피커 인공지능 비서가 선제적으로 말 걸기 좋은 최적의 시점을 결정하는 중요한 상황맥락 요인을 찾아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진은 스마트 스피커 인공지능 비서가 선제적으로 말 걸기 좋은 시점을 찾고자 우선 실험용 스마트 스피커를 제작했다.

이어 교내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 40명(2인 1실)의 방에 스마트 스피커를 설치해 1주일간 총 3500개의 사용자 응답 데이터를 수집했다.

스마트 스피커는 사용자의 움직임이 감지되거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주기적으로 "지금 대화하기 좋은가요"라는 질문을 한다.

참가자는 대화하기 좋은지 아닌지, "네" 또는 "아니요"로 대답하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설명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전체 참가자 응답 중 47%는 대화하기 부적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연구진은 대화하기 좋은 시점을 결정하는 주요 상황 요인을 찾고자 19개의 실내 활동 범주를 만들어 테스트했다.

이 결과, 적절한 시점을 결정하는 상황맥락 요인으로 크게 개인적 요인과 움직임 요인, 사회적 요인이 도출됐다.


개인적 요인은 크게 '활동 집중도', '긴급함과 바쁨 정도', '정신·육체적 상태', '다중 작업수행을 위한 듣기 또는 말하기 가능성' 등 4가지가 꼽혔다.

움직임 요인은 '외출', '귀가', '활동 전환' 등 3가지다. 특히 사용자 움직임이 있을 때는 스피커와 대화 가능한 거리가 최적 시점 판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외출은 스피커와 대화 가능 범위 밖으로 나가는 움직임이고, 귀가는 범위 안으로 들어오는 움직임으로 범위 안으로 들어오는 귀가(歸家) 상황일 때는 대부분 대화하기 좋은 시점으로 분류됐다.

일반적으로 스마트 스피커는 거실처럼 집 구성원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 설치했다. 수집된 사용자 응답 중 절반은 룸메이트가 함께 있을 때 수집됐다.

연구진은 전화 대화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 또한 스마트 스피커와 대화하기 좋은 시점에 영향을 끼친다는 현상도 확인했다.

룸메이트가 자고 있거나 어떤 활동에 집중하고 있을 때 스마트 스피커와의 대화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제1 저자인 차나래 학생은 "이번 연구가 미래 스마트 스피커 개발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 이라면서 ”앞으로는 센서 데이터로 감지된 상황맥락 정보를 활용해 스마트 스피커가 스스로 대화를 시작·중지, 또는 재개하기 좋은 타이밍을 선제적으로 감지해 지능적인 음성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 국제 최우수 학술지인 ‘Proceedings of the ACM on Interactive, Mobile, Wearable and Ubiquitous Technologies’ 9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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