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비공개 업무 보고를 받은 이후 한 발언이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27일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가 올해 2분기 대비 1.9% 성장하면서 칭찬의 배경이 드러났다.
시중 예상을 뛰어넘은 '성장률 서프라이즈'로 역대 두번째 최장수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의 정책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시장과의 온도 차를 보이고 있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하향과 부동산 대책 실효성 논란을 넘어서는 일이 최장수 경제사령탑 기록의 선결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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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1.9% 성장…전문가 "1% 초중반 예상 넘었다"━
앞서 우리나라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3.2%를 기록하며 이번 분기 플러스 성장은 예상된 일이다. 관건은 성장률 폭이었는데, 속보치 발표 전 정부 안팎에서 1%대 초중반을 점치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직전 분기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부작용이 크다는 해석이다. 내수진작책을 추진하던 정부로서도 소비할인쿠폰 등 각종 정책에 제동이 걸리며 59년 만에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경제성장률 훼손 우려에도 유의미한 플러스 성장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경제 정상화를 위한 회복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3분기 중 코로나 재확산 영향을 효과적으로 억제,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지켜냈고 세계 경제 호전으로 수출 경기가 살아난 결과"라며 "방역을 잘하는 게 성장률 훼손을 막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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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두번째 장수한 홍남기, 최장수 경제사령탑 기록넘본다━
홍 부총리는 2018년 12월11일 취임 이후 687일째 현 정부 경제사령탑을 맡고 있다. 현재 이명박 정부 시절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의 660일 기록을 넘어선 역대 2번째 장수 기재부 장관이다. 최장 기록은 박 전장관의 전임자인 윤증현 전 장관으로 842일이다.
성장률 하락과 부동산 정책 논란 등으로 올해 연초 이후 꾸준히 '교체설'에 오르내리던 것과 달리 관가에선 홍남기 부총리의 역대 최장수 경제사령탑 기록 경신 가능성까지 점친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3월 이후 '홍남기 경질설'이 불거질 때마다 '특급칭찬'으로 신임을 보여줬다.
문 대통령은 올해 4월 더불어민주당과의 재난지원금 지원범위 대립 국면에서, 8월 2021년 예산안 중간보고에서 홍남기 부총리를 격려하며 경질설을 일축했다. 여기에 3분기 서프라이즈와 그에 대한 평가를 이끌어 내며 홍남기 경제사령탑 체제를 공고히 했다는 분석이다.
한번 신임한 인물은 '끝까지 밀어주는'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국회 심의를 앞둔 2021년 예산안, 시동을 걸고 있는 한국판 뉴딜 정책 등 굵직한 경제 현안을 감안하면 올해 연말 경제사령탑 교체보단 장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 하향과 잇따른 부동산 대책 실패 논란 등 홍남기 경제팀에 대한 비판 여론도 여전하다.
27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대주 기준 3억원 하향 반대와 홍남기 부총리 해임 청원은 각각 21만명, 20만명이 동의했다. 청와대 답변기준 20만명을 넘어설 만큼 경제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크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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