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 공수처 방해위원 될 것"…쏟아지는 비판 이유는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0.10.28 05:30
이헌 변호사/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27일 임정혁, 이헌 변호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하기 위한 추천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공수처 출범을 방해한다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발끈하고 나섰다. 특히 이 변호사의 과거 이력을 문제 삼고 있다.


이헌,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유가족에게 고발당하기도


416가족협의회가 2017년 10월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이헌 전 세월호특조위 부위원장 국감 증언에 따른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임 변호사와 이 변호사는 모두 사법연수원 16기 출신이다. 이중 민주당과 정의당이 반발하는 인물은 이 변호사다. 이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당시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냈고 보수 성향의 변호사 단체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2015년에는 당시 새누리당 추천 몫으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부위원장이었던 이 변호사는 세월호 진상 조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아 사퇴했으며, 이후 세월호유가족에게 고발당한 이력이 있다. 이 변호사는 "(세월호 특조위가) 특정 세력에 장악돼 정치기관화됐다"며 내부조직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2015년에는 '세월호 특조위가 청와대 조사를 결정하면 여당 추천 위원이 집단 사퇴한다'는 '해양수산부 문건'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이 변호사와 해수부 장관 등을 직권남용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당시 유가족들은 "특조위 중립·독립성을 침해하고 직권남용, 협박 등으로 진상규명을 방해·은폐하려 했던 이들의 행위에 대해 묵과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고발 사건 중 두 건은 무혐의, 한 건은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임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으로 공안통으로 분류된다. 대검 공안부장이었던 2012년에는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건을 맡았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대검 공안 2·3과장 등을 거쳤다. 2018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특검 때 최종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다.


"공수처 추천위원 아닌 방해위원" vs "야당 추천까지 사전검열하냐"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고위공직자법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임정혁, 이헌) 추천서를 제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민주당과 정의당은 이 변호사의 이러한 이력을 거론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민주당이 지난해 국민의힘을 배제하고 통과시킨 공수처법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아 임명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변호사는)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의혹으로 유가족에게 고발당했다"며 "혹시 출범을 가로막는 방편으로 악용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고 우리 당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27일 "이 변호사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이 아닌 특별방해위원의 역할을 했다"며 "(이번엔) 세월호 방해위원이 공수처 방해위원으로 봤다고 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 수석부대표는 "우리 당이 추천한 분이고 공수처장을 잘 추천할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활동 전부터 예단해 이분은 무조건 공수처장을 추천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하니 불쾌하다"며 "(민주당의 모습은) 굉장히 오만하고 무례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지난 26일 "감히 야당추천위원을 사전검열하는 민주당, 거대여당의 오만방자한 폭주"라고 꼬집었다.


이헌 "오히려 활동 방해당했다"…KBS 보궐이사도 무산


2015년 9월 3일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가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헌 변호사에게 세월호특별조사위 상임위원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변호사는 "공수처가 위헌이라고 생각하지만 후보로 선정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보이고 있다.

그는 27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위헌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독립적 인사를 후보로 내는 것으로 얼마든지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며 "오히려 지금 공수처 제도 자체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지 않는 사람들만 모여 추천위원을 구성하는 게 더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한 세월호 특조위원장 당시 활동을 방해했다는 지적에 "사실과 다르다"며 "오히려 (내가) 그 당시에 박근혜 정부 시절의 인사들로부터 활동 방해를 당한 당사자다. 달리 어떤 방법이 없어서 사퇴하게 된 사연이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2월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이 변호사를 KBS 보궐이사로 추천했지만 같은 사유로 무산되는 일이 벌어진 만큼, 야당의 공수처장 추천위 위원 임명 결과에 대한 이목은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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