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네이버 6000억 지분교환…물류·콘텐츠 큰 그림 만든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이진욱 기자 | 2020.10.26 17:30

K콘텐츠 개발 3년간 3000억 이상 공동투자…OTT '티빙'도 투자

26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좌)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 총괄(우)이 참석한 가운데 CJ-Naver 사업제휴 협약식이 열렸다./사진제공=CJ
네이버와 CJ가 마침내 콘텐츠·커머스 동맹을 맺기로 합의했다. 라인·V라이브·티빙 등 양사의 영상 플랫폼과 네이버 웹툰, 스튜디오드래곤 등 콘텐츠 강점 사업 역량을 모아 동남아 등 글로벌 콘텐츠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를 위해 양사는 3년간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도 단행한다. 쇼핑과 물류 사업에서도 적극적인 시너지를 내기로 했다.

양사는 콘텐츠 및 디지털 영상 플랫폼 사업협력, e커머스 혁신을 위한 풀필먼트 사업 공동 추진 등을 골자로 한 포괄적 사업제휴를 맺고 6000억원 규모의 주식 교환에 합의했다고 26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오전 협약식을 갖고 CJ대한통운,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네이버가 각각 이사회를 열어 주식교환 등을 의결했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1500억원씩, CJ대한통운은 3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네이버와 교환한다. CJ ENM과 CJ대한통운은 자사주 주를 네이버에 넘기고, 스튜디오드래곤은 네이버를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네이버는 같은 금액의 자사주를 3사에 매각한다. 자사주 교환일은 27일이다.

양사간 제휴는 콘텐츠와 커머스 부문 전방위에 걸쳐 진행된다. 콘텐츠 분야에서 양사는 글로벌 시장 공략 가능성이 큰 웹툰의 영상화 권리(IP) 확보,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영상화에 협력키로 했다. 공동으로 투자한 프리미엄 IP 중 일부를 CJ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공동 콘텐츠 투자 펀드 조성을 포함해 3년간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네이버가 CJ의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티빙’에 투자하며 OTT부문에서의 긴밀한 협력도 진행된다. 티빙, 네이버 멤버십 결합상품 출시 등 다양한 사업협력도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티빙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맞설 수 있는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V라이브 등 네이버 영상 플랫폼을 활용해 CJ 음악, 공연 콘텐츠를 글로벌로 유통하고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을 적용한 실감형, 숏폼 콘텐츠 등 신유형 콘텐츠 개발에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커머스, 물류분야에서는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가 네이버의 전략적 파트너로 본격적으로 나선다. 양사는 시범적으로 추진하던 풀필먼트 사업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물류 인프라 공동 투자 등의 방법을 통해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콘텐츠·물류 및 플랫폼 국내 최고 기업 간의 이같은 깜짝 합작은 양 측의 총수들의 직접 소통이 기반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현 CJ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최근 두차례 미팅을 갖고 큰 그림을 직접 논의했다.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은 “이번제휴는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갖춘 두 기업이 만나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개방적 협력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국내 물류, 엔터테인먼트 1위 업체와 협업으로 국내외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편의를 제공해 나가고자 한다”며 “네이버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들과 협업을 강화하며 색다른 서비스와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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