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샷'(LOON SHOT)이 필요한 사회[MT시평]

머니투데이 이성용 신한금융그룹 CDO  | 2020.10.27 03:50
1960년대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꿈과 모든 인류의 호기심을 대표하는 단어 하나를 뽑으라면 아마 달나라 비행이었을 것이다. 수천 년 동안 달은 전설의 소재가 됐고 많은 사람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심지어 달에 착륙하기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이 임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소위 ‘문샷’(moonshot)이란 달 표면에 착륙하는 것에서 따온 이름이면서 어떻게 달 착륙을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일련의 모든 생각을 의미한다. 그 당시 만일 누군가가 달나라 여행을 이야기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이야기했을까. 초기 반응은 물론 미친 생각이라는 것이겠지만 이런 생각들이 문명을 발전시킨 것이다.
 
최근 버전의 문샷이 바로 경영서적을 통해 알려진 ‘룬샷’(loonshot)이고 이것은 오늘날 가장 잘 팔리는 경영책 중의 하나다. 저자는 룬샷이 실질적으로 문명을 발전시킨 생각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인류가 세월을 거쳐 이룩한 모든 발전이 룬샷의 생각들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근거들을 제시한다. 처음에는 미친 생각이라고 여긴 아이디어들이 결국 주류가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면 아이폰은 애플을 파산에서 구해내고 결국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에게 연결되고 소통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놓았다. 이 사례에서 저자에 따르면 룬샷은 첫 아이폰이다. 일련의 아이폰 업그레이드는 순수하게 경제적 관점과 시장의 수요에 따라 발생했지만 첫 아이폰은 도전적인 생각이었다.

 
필자는 룬샷이 일반 사회, 특히 2020년의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이 교육과 창의성 측면에서 룬샷이 부재하다고 지속적으로 비난한다. 이 비난이 아마도 사실이긴 하겠지만 나는 진정한 룬샷의 도전은 우리 사회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실험하는 역량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존재하는 방식으로만 일을 진행하고 현상을 방어하는 것에만 집중하면 룬샷을 검증할 만한 현실적인 여유가 없게 된다. 문샷은 존 F 케네디의 리더십과 비전으로 가능했다. 그리고 이 비전 덕분에 미국은 경쟁국들과 과학적 기량을 차별화할 수 있었고 결국 초강대국이 됐다. 오늘날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끝이 없는 코로나바이러스 스트레스와 경제적 하강 사이클에 의해 고통받고 있다. 양극화한 정치적, 세대간, 이념적 갈등은 우리의 모든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최근 부동산 논란은 모두의 관심을 점령해 한국 정치·사회현장의 중심 주제가 됐다.
 
룬샷의 기회는 우리 주변의 모든 곳에 있음에도 규제와 정책에 의해 우리는 답도, 탈출구도 없는 무의미한 사회적 논란 가운데 갇혀 있다. 룬샷들이 성공적 기록을 보유하려면 정부가 의미 있고 현실적인 노력을 조합해내야 한다. 예를 들어 전기차가 더 성공적이려면 보조금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충전소를 10배로 늘려야 한다. 룬샷의 또다른 중요한 측면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일단 그것이 주도적인 생각이 되면 더이상 룬샷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회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까’와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지’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우리가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에 더 집중해야 한다. BTS(방탄소년단)는 룬샷이 음악의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우리는 다른 분야들에서도 이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
  4. 4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5. 5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