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천국에 남겠다" 산불 대피 거부한 美노부부 결국…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0.10.25 14:50
(캘리스토가 AFP=뉴스1) 지난달 29일 (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캘리스토가에서 소방대원이 거세게 타오르는 산불 글라스 파이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AFP/뉴스1
미국 서부에서 대형 산불이 일어난 가운데 자신들이 사랑했던 집에 남고 싶다며 대피를 거부했던 결혼 68년차 노부부가 끝내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 주 그랜드 카운티 브렛 슈뢰틀린 보안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외곽 지역 주택에서 라일 힐레만(86)과 메리린 힐레만(84) 부부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힐레만 부부의 집은 전소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힐레만 부부는 1952년 결혼해 이 지역으로 신혼여행을 왔다. 이들은 여행지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몇 년 후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과 인접한 곳에 집을 샀다. 이때부터 부부는 이 집을 가족, 친구, 낯선 이들과 함께할 '지상낙원'으로 만든다는 '평생의 사명'을 갖게 됐다.

힐레만 부부는 지난 21일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인근 들판, 헛간, 집에서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동시에 침착하고 단호하게 집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화를 받은 아들은 동생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응답은 없었다.


유족들은 "부모님이 그들의 의지대로 세상을 떠난 것을 알기에 위안이 된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성실함과 무엇이든 극복하려는 결의를 유산으로 남겨주셨다. 그랜드 카운티에도 필요한 정신들이다"라고 밝혔다.

이 소식에 제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트위터에 "두 사람이 화재로 사망했다니 매우 슬픈 일"이라며 "힐레만 부부의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힐레만 부부의 집을 전소시킨 산불은 '이스트 트러블섬 화재'로 알려졌다. 이 화재는 이날 오전까지 18만 8000여 에이커(약 762㎢)를 불태웠지만, 진화율은 4%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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