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사의를 표명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퇴임사를 통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데 매진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지검장은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정든 검찰을 떠나면서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정치와 언론이 특정 사건에 있어 각자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프레임을 통하여 수사과정을 바라보는 현재의 상황은 매우 안타깝고 우려스럽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구성원 여러분들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고 이를 수호하는 데 매진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우리 검찰이 안팎으로 직면한 많은 어려움에 대처하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거운 짐을 남기고 홀로 떠나는 송구함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러나 어떠한 외풍에 시달려도 우리 모두가 자기의 자리에서 각자의 길목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차가운 시선에 위축되는 일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나, 모두가 용기를 잃지 말고 서로 마음과 지혜를 모아 한마음으로 단합하여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시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현안 사건에 있어서도 그 실체를 철저하게 규명하여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유념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박 지검장은 지난 22일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 이제 검사직을 내려놓으려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박 지검장은 지난 8월 검찰 중간간부 인사 때 남부지검장에 임명됐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라임)와 같은 대형 금융범죄 수사·공판을 지휘했으나 임명 2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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