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COVID-19) 치료제로 첫 정식 승인을 했지만 전문가나 업계에서는 이 결정이 국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의학계와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렘데시비르 치료제 승인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중인 제약기업 관계자는 "통상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세계적으로 안전과 효과를 인정한다는 뜻"이라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이 유례 없는 상황이다보니 이번의 경우는 이런 일반적인 경우와는 다르게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체제가 없다보니 궁여지책으로 치료제 승인이 내려진 것"이라며 "미국의 정치적 상황을 반영한 결과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FDA가 그동안 긴급사용승인으로 허가한 렘데시비르를 정식 승인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전 백신 사용 승인 압박의 영향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1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환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효과를 분석한 결과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고, 경증환자에게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치료기간만 5일 단축시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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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단축효과는 인정...국내 영향력 확대 '글쎄'━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WHO 연구는 공식발표도 아니고 굳이 신경 쓸 내용이 아니다"며 "환자 치료기간을 단축시켜주는 것 만으로도 환자가 대량 발생하는 상황에서 굉장히 유의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 감염내과 교수도 "렘데시비르 투여로 5일 치료 단축이 팩트"라며 "(치료 효과가 없다는) WHO 연구 보도 내용은 논문이 나오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용면에서 보면 5일 단축으로 개인이 28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의료비용이 비싼 미국에서야 경제적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한민국에서 그 값어치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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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 치료제로 계속 사용━
WHO 연구결과는 학술논문 게재절차상 동료심사(peer review)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로 공개됐다. 때문에 '효과없다'는 연구를 확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 임상시험에 대한 최종 결과가 발표되면 다시 렘데시비르 효과 검증을 하기로 했다. 전문가위원회와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등 전문가들도 치료기간 5일 감소만으로 충분히 렘데시비르를 치료제로 계속 사용하는 것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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