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철 남부지검장 글에 수십개의 댓글 "제발 뜻 거둬달라"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 2020.10.22 14:48
박순철 남부지검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박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라임사태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 이제 검사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또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라임 사건과 윤석열 검찰총장 본인과 가족, 측근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해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총장 지휘를 받지 않고 결과만 보고하라는 수사지휘를 내린 것도 비판했다./사진=뉴스1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의 항명성 사의에 일선 검사들도 안타까움과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후배 검사들은 박 지검장의 글에 사의를 만류하는 내용의 댓글을 남기며 현 상황에 대한 심경을 표현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즉각 사의를 수용하고 후속 인사를 예고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게재된 박 지검장의 글엔 오후 2시30분 현재 5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A부장검사는 "직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진정성을 이해받을 수도 없게 된 지금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화가난다"며 "검사장님께서 보여주신 결기는 마음에 깊이 새기겠다. 다만, 제발 뜻을 거두시고 검사장님이셔야 할 수 있는 바로 그 역할을 해주실 수는 없겠는지 정말 간곡히 바란다"고 했다.

B검사는 "일천한 경력으로 검사장님의 결단을 감히 평할 수는 없겠지만 외롭고 힘든 수사팀에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주십사해 사직의사를 거둬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구속된 사기꾼의 무책임한 말 한마디에 검찰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C부장검사 역시 "이게 무슨 일인가. 지금 나가시면 안 된다"면서 "부디 사직의 의사는 거둬주시길 간청드린다"고 남겼다.


이외에도 "여기서 그만두시면 안 된다", "재고해달라", "지금 그 마음으로 자리를 지켜달라" 등 박 지검장의 사의를 만류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박 지검장의 사의를 안타까워 하는 후배 검사들의 댓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박 지검장의 사의 표명 소식을 전해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라임 관련 사건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상급기관과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철저한 수사에 관한 책무와 권한을 부여받은 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독립적인 수사지휘 체계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금명 간 후속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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