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의 항명성 사의에 일선 검사들도 안타까움과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후배 검사들은 박 지검장의 글에 사의를 만류하는 내용의 댓글을 남기며 현 상황에 대한 심경을 표현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즉각 사의를 수용하고 후속 인사를 예고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게재된 박 지검장의 글엔 오후 2시30분 현재 5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A부장검사는 "직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진정성을 이해받을 수도 없게 된 지금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화가난다"며 "검사장님께서 보여주신 결기는 마음에 깊이 새기겠다. 다만, 제발 뜻을 거두시고 검사장님이셔야 할 수 있는 바로 그 역할을 해주실 수는 없겠는지 정말 간곡히 바란다"고 했다.
B검사는 "일천한 경력으로 검사장님의 결단을 감히 평할 수는 없겠지만 외롭고 힘든 수사팀에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주십사해 사직의사를 거둬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구속된 사기꾼의 무책임한 말 한마디에 검찰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C부장검사 역시 "이게 무슨 일인가. 지금 나가시면 안 된다"면서 "부디 사직의 의사는 거둬주시길 간청드린다"고 남겼다.
이외에도 "여기서 그만두시면 안 된다", "재고해달라", "지금 그 마음으로 자리를 지켜달라" 등 박 지검장의 사의를 만류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박 지검장의 사의를 안타까워 하는 후배 검사들의 댓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박 지검장의 사의 표명 소식을 전해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라임 관련 사건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상급기관과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철저한 수사에 관한 책무와 권한을 부여받은 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독립적인 수사지휘 체계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금명 간 후속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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