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한 건 아닌데…美대도시 월세 20~30% 빠진 이유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20.10.22 05:38
살려는 그리고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부동산 가격은 오른다.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많은 주요 도시의 월세가 요즘 크게 빠지고 있다. 정부 정책 영향은 아니다. 상황 변화에 따라 삶의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진=AFP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가 운영하는 '리얼터닷컴'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9월) 기술기업들이 모여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원룸 기준 월세 중간값(2285달러·258만원)은 지난해보다 31% 하락했다. 이곳뿐 아니라 근처의 산 마테오(17.6%↓), 산타클라라(19.2%↓)와 맨해튼(뉴욕), 보스턴, 시애틀 같은 대도시도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리얼터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니얼 헤일은 19일(현지시간) CNN에 "임차인들이 국내 여러 비싼 동네에서 집주인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5년 간 월세로 살았던 한 부부는 타지역으로 이동하려 하자 집주인이 월 임대료 250달러(28만원) 인하를 제시했다.

기술기업을 중심으로 재택근무(원격근무)가 확산되며 매일 출근할 필요가 없어진 직원들이 싼 주변 지역으로 이동하자 월세도 영향받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주변 지역으로의 임대 수요 이동은 (대도시) 임대료를 낮추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가능케 한다. 필요하다면 이들은 출퇴근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거주지 이동으로 인해 주변 지역 월세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맨해튼에 붙어 있는 브롱스의 방1개짜리 아파트 월 임대료는 1900달러(215만원)로 전년보다 9%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맨해튼의 월세 3400달러(385만원)보다 훨씬 작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시를 떠나 주변 지역에 터전을 잡는 사람들 중에는 그동안 결혼이나 출산을 미뤘다가 이제 가정을 이루려는 커플들이 많다고 전했다. 싼 곳으로 가면서 집을 사기도 한다.

월세 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헤일 이코노미스트는 "임대료 가격은 앞으로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지속할지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된 후 사무실 근무가 다시 늘면 도시의 임대료도 다시 오를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재택근무는 코로나19 이전과 달리 하나의 근무 형태로 자리잡을 조짐도 보인다. 트위터는 이미 원하는 직원이 무기한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했고, 페이스북은 직원 절반의 영구적 재택근무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의 팀 쿡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원격근무 형태가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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