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업들은 분양전환시 임차인들을 부적격세대로 몰아 분양전환권을 박탈한 뒤 시세대로 되파는 방식으로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시세차익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A사는 2017년을 전후로 세종, 전남 광양, 강원 횡성·양구·강릉·속초 등에 있는 5년 분양전환 공공건설임대주택 9개단지 3000여 세대를 매입했다.
법인등기상 자본금은 8억7000만원인 A사는 세대당 1억원으로만 계산해도 3000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매입한 것이다. A사는 임대보증금과 국가가 장기 저리로 융자해준 국민주택기금을 승계받는 조건으로 호당 1000만원에 매입했다.
조 의원은 "이는 기업형 갭투자"라며 "국민 세금이 들어간 공공건설임대 주택에 대해 기업형갭투자가 가능하도록 정부가 제도를 설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적격 판정을 받고 소송 중인 600여 세대△적격판정을 받았지만 정기산업이 기금상환을 하지 않고 있는 경우 285세대 △적격판정을 받았으나 소유권 이전이 안 된 세대가 75세 등 현재 약 1000세대가 넘는 가구가 A사와 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 의원은 A사가 아파트 한 단지에서만 최소 488억원에서 976억원의 차익을 얻게된다고 분석했다.세종 범지기마을 B아파트의 우선 분양전환 가격은 2억3000만원이지만 시세로는 4억6000만원 상당이다. 8월에는 6억78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임대사업자가 제3자에게 매각할 경우 적게는 세대당 2억원에서 4억원까지도 차익실현이 가능하다.
조 의원은 "A사 뿐 아니라 해당 노하우를 배워서 다수의 회사들이 5년분양전환 아파트를 매입해 부적격 세대를 양산하거나 임대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거나 기금을 상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종 범지기마을 11단지 587세대 중 244세대(44.3%), 전남 광양송보5차 아파트 521세대 중 252세대(48.4%), 광양 송보7차 867세대 중 578세대(66.7%)가 회사로부터 부적격 통보를 받았다. 현재까지는 정부도 정확한 분쟁규모와 피해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5년 분양전환 아파트는 입주부터 분양 당시까지는 세대구성원 모두가 무주택자여야 분양전환을 받을 수 있지만 미분양 이후 선착순세대로 전환할 경우 임차인만 무주택자여도 우선분양전환권을 받을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려왔다.
그러나 지난 6월 대법원이 5년 분양전환 아파트의 경우 기존의 국토부 유권해석을 뒤집고 선착순세대도 '세대구성원 모두 무주택자'여야 분양전환 조건이 된다고 판결했다.
정부만 믿고 '임차인만 무주택자' 자격으로 5년분양전환 아파트를 분양받은 임차인들 모두가 분양전환을 받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우선분양전환 대상자들이 부적격자로 판정될 경우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게 된다.
조 의원은 "적격자들 중에도 투기를 목적으로 임대를 받은 세대가 있고 부적격자들 중에도 임대사업자의 횡포에 의해 부적격세대로 내몰린 경우가 혼재돼 있다"며 "국토부가 책임지고 현황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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