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본부장은 오콘조-이웰라 후보와 함께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최종 3라운드에 진출한 상태다. WTO는 이 2명에 대한 회원국 선호도를 27일까지 조사해 다음 달 7일까지 차기 사무총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유럽 27개국 연합인 EU는 앞선 2라운드에서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선호하는 후보로 뽑아 당초 유력주자로 꼽히던 케냐의 아미나 무함마드 후보를 낙선시시키고 이 둘을 결선에 진출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EU뿐 아니라 현재 55개국 아프리카연합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 아프리카·카리브해·태평양국가기구(OACPS) 등 아프리카 단체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받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선 유 본부장에 대한 선호가 강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장악한 보호무역론자 사이에서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로버트 졸릭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이자 전 세계은행 총재 같은 친무역 국제주의자와 너무 가깝다는 인식이 퍼져있다고 귀띔했다.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졸릭 전 총재가 세계은행을 이끌던 당시 이사를 역임했다.
특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유 본부장처럼 현장 경험과 전문성이 뛰어난 후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본부장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마주 앉은 인연이 있다.
다만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은 변수로 꼽힌다.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정권교체를 이룬다면 미국 정부 내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WTO 사무총장은 164개 회원국의 전원 합의 방식으로 선출된다. 합의가 나오는 게 일반적이지만 극단적인 경우 163개국이 동의해도 한 나라가 반대한다면 선출이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블룸버그는 지난 3년 동안 관세전쟁과 보호무역 바람이 거칠어지면서 각국의 이해관계 역시 한층 복잡해졌다며, 유 본부장으로선 수출규제 문제로 한국과 WTO 분쟁에 얽혀있는 일본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도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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