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테러 5건…'자유의 나라' 프랑스, 왜 이슬람 극단주의 판치나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0.10.22 10:04
이슬람교 최고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대사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수업시간에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에 대한 만평을 보여줬던 교사 사뮈엘 파티(47)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 16일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체첸공화국 출신 남성 압둘라흐 안조로프(18)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던 교사의 죽음에 프랑스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천주교의 나라였던 프랑스에서는 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잊힐만 하면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일까.


프랑스에서 이어지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2015년 1월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평을 실었다가 총기 테러를 당해 기자와 만평가 등 총 12명이 숨졌다.

사건은 지난달 반복됐다. 샤를리 에브도에서 해당 만평을 다시 게재했는데, 이에 불만을 품은 한 남성이 전직 직원 2명을 흉기로 공격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교사 파티 또한 이 만평을 보여줬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프랑스 파리에서는 2015년 11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130명 가량이 사망했고, 다음해 7월에는 니스에서 테러로 90명 이상이 숨졌다. 올해 들어선 지난달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교사 파티 살해 테러 외에도 지난 2월 루브르박물관 흉기 테러, 3월 오를리 공항 군인 총기 탈취 사건, 4월 샹젤리제 경찰관 테러 등이 이어졌다.


프랑스, '천주교 국가'에서 '문화 갈등'의 중심지로


프랑스 당국이 사건 발생 후 페쇄하기로 결정한 팡탱의 이슬람사원. /사진=로이터/뉴스1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천주교 신자가 많은 국가였으나 최근 이슬람교 신자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문화 갈등'을 겪고 있다. 프랑스 몽테뉴 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프랑스 인구의 39.6%는 무교, 51.1%는 천주교, 5.6%는 이슬람교, 0.8%는 기독교다.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는 난민 수용, 자연 출산 등의 이유로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7년 프랑스 인구 중 무슬림 비율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교사 파티를 무참하게 살해한 안조로프 또한 러시아 체첸 출신으로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프랑스로 건너온 무슬림이다.


문제는 프랑스에서 늘어나는 무슬림 인구가 기존 문화와 융화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부 무슬림들은 프랑스의 정교분리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고 종교에 대한 풍자나 비판에 극단적인 반감을 표했다. 이에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잇따르자 다른 편에서는 무슬림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슬람 분리주의'에 반대하는 새로운 법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일어났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학교 내에서 히잡 등 종교적 상징물 착용을 금지해 무슬림 인구와 갈등을 빚어왔다.


'표현의 자유' 옹호하다 숨진 교사…그 뒤에 남겨진 숙제


교사 파티의 죽음은 프랑스에서 일상이 된 '문화 갈등'의 또 다른 사례다. 그의 죽음 이후에도 갈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교사 추모 집회에서 일부 시민들은 '이슬람화 반대' '나치 이슬람' 등의 극단적인 메시지를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현지 매체들은 이번 사건이 프랑스에서 '무슬림은 프랑스 사회에 어떻게 통합돼야 하는가'라는 중요한 논의를 끌어냈다고 평했다. 또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요원하지만, 프랑스에선 무슬림에 대한 혐오 범죄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며 사회 통합에 희망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21일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열리는 국가 추도식에서 교사 파티에 프랑스 최고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그는 종교와 정치의 분리, 표현의 자유 등 프랑스의 핵심 가치들을 강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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