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으로 훔친 돈을 기부단체에? 해커들의 '잘못된 선행'

머니투데이 김현지A 기자 | 2020.10.20 15:3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커들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갈취한 범죄수익을 자선단체에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다크사이드라는 해킹 단체가 기업을 협박해 얻은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기부받은 자선단체 중 한 곳인 '칠드런 인터내셔널'은 범죄와 연계된 기부금이라면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크사이드는 1만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기부했다며 자선단체로부터 받은 기부 영수증을 공개했다. 이들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며 기부 이유를 밝혔다.

지난 13일 다크사이드는 수익이 높은 대기업을 목표 대상으로 삼아 랜섬웨어 공격을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랜섬웨어 공격은 목표 대상의 데이터를 이용하지 못하게 암호화한 다음 대가를 요구하는 사이버범죄다.

이 해킹단체는 "기부를 통해 우리도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기업들이 지불한 돈의 일부가 자선단체에 기부되는 것은 공평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기부한 단체는 아프리카에 물을 공급하는 '워터 프로젝트'와 전 세계 가난한 어린이를 돕는 '칠드런 인터내셔널'이다.


칠드런 인터내셔널 대변인은 "만약 기부금이 해커와 연계됐다면 기부금을 거절하겠다"고 BBC에 전했다. 워터 프로젝트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다크사이드가 기부할 때 사용한 사이트 '기빙 블록'은 '세이브 더 칠드런' 등 전 세계 비영리 단체 67곳이 이용하는 미국 서비스다. 기빙 블록은 자사 서비스에 대해 "비영리단체가 온라인에서 암호화폐로 기부받을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기빙 블록은 이번 기부금이 사이버범죄와 연루됐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만약 이 기부금이 범죄수익으로 마련된 것이라면 원래 소유자에게 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BBC는 자체 실험 결과 기빙 블록이 기부자의 구체적인 신상정보를 요구하지 않아서 이 서비스를 통해 익명 기부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익명 기부 형식이 돈세탁 위험을 높여 범죄에 악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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