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빅히트 방지책? 초과배정옵션이 뭐에요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20.10.20 14:25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열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기념식에 참석했다. /2020.10.15.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초과배정옵션'이 이슈다.

금융당국이 신규 상장 기업의 가격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상장 주관사의 초과배정옵션 제도를 내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특히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주가 급등락 사례와 맞물려 괌심이 쏠린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IPO 시장 제도 개편을 검토 중인데 여러 방안 중 하나로 초과배정옵션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안에 담길 지는 미지수다. 실효성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초과배정옵션에 대해 지금도 할 수 있지만 주관사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활용하지 않는 제도라고 본다. "있어도 안 쓰는 제도"라는 설명이다.

반면 초과배정옵션 내실화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활용 여부에 따라 신규 상장 기업의 주가 변동성을 일부 줄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초과배정옵션이 뭐에요?


초과배정옵션은 공모 주식의 최대 15%까지 상장 주관사가 추가로 배정할 수 있는 제도다.

만약 IPO 기업의 공모 주식 수가 100주라면 주관사가 15주를 추가로 더 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빅히트를 예로 들면 공모 주식 수가 713만주인데 주관사가 공모 주식 수의 15%에 해당하는 106만9500주를 추가로 배정할 수 있다.

그럼 실제 배정 공모주 수는 819만9500주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추가 배정 공모주는 주로 기관투자자에게 갈 가능성이 높다.

초과배정옵션 제도의 목적은 공모주의 상장 뒤 주가 변동성을 낮추는 데 있다. 실제 빅히트 주가가 신규 상장 첫 날부터 급등 뒤 급락하며 많은 개인투자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꼭 빅히트가 아니라도 신규 상장 기업의 높은 주가 변동성은 유명하다.

초과배정옵션에는 일부 공매도의 개념이 포함된다. 실제 IPO 기업이 신규 발행하거나 구주 매출하는 전체 공모 주식 수보다 더 많은 주식을 주관사가 투자자에게 주기 때문이다. 사실상 없는 주식을 주관사가 공모주 투자자에게 배정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주관사는 초과 배정하는 공모주에 해당하는 물량만큼 대주주에게 빌리는 방식을 취한다. 국내 IPO 시장에선 없는 주식을 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관사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초과 배정했기 때문에 나중에 메꿔야 한다.

전체 공모 주식 수의 15%를 초과 배정했다면 15%에 해당하는 주식을 상장 뒤 인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해당 공모주가 신규 상장하면 주관사는 공모가의 90% 이상 가격으로 초과 배정한 물량만큼 매수해야 한다. 일종의 '숏커버링'이다.


공모주 상장 뒤 주가가 떨어질 경우 주관사의 매수 주문이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주관사가 초과 배정한 공모주 물량만큼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하기 때문에 급격한 주가 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



주가가 오르면 초과 배정 물량만큼 신주 발행


반면 공모주가 상장한 뒤 주가가 계속 오르면 어떨까.

주관사는 공모가의 90%에 매수 주문을 내기 때문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초과 배정한 물량만큼 주식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공모주의 주가가 오를 경우엔 IPO 기업이 해당 물량만큼 30일 안에 신주를 발행한다. 해당 신주를 주관사가 인수하며 초과 배정 주식만큼 물량을 확보한다. 일종의 '콜옵션'이다.

결국 초과 배정한 주식을 주관사가 시장에서 사거나 신주 발행을 통해 확보한 뒤 대주주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주관사 입장에선 주가가 떨어져도 공모가에 배정한 주식을 90%에 인수하기 때문에 차익이 가능하다.

주가가 올라 상장 기업이 신주 발행을 하게 되면 해당 물량만큼 인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손익 측면에서 보면 상장 주관사는 나쁠 게 없는 제도다.

또 공모주 상장 뒤 일정 기간 동안 주가 변동성을 일부 낮출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빅히트 사례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빅히트는 상장 뒤 아직 한 번도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모두 주가가 급등락 했지만, 한 번도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초과배정옵션을 잘 활용하면 신규 상장 기업의 급격한 주가 변동성을 일부 완화할 수 있는 장치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IPO 시장 현장에서 현실적인 이유로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IB(투자은행) 사이에선 초과배정옵션을 활용하지 않는 이유로 복잡한 절차, 이로 인한 IPO 실무 업무 가중, 대주주 설득 어려움, 밸류에이션 논란 우려 등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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