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연구개발본부에서 대규모 신입 채용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내달 2일까지 채용 접수가 진행된다. 연구개발본부 채용인 만큼 분야를 R&D로 좁혔다. 연료전지와 전동화, 배터리, 자율주행, 아키텍쳐(구조) 부문에서 인재를 뽑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래의 새로운 장을 이끌어갈 핵심 인재를 확보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채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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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줄잡아 수백명 R&D 충원 '빨아들인다'━
현대차의 대대적인 R&D 인력 채용은 올 들어 벌써 2번째다. 현대차는 지난 3월에도 연구개발본부 신입 및 경력사원을 대규모 채용했다. 당시에도 수소연료전지와 전자제어, 상용차 개발 등으로 직군을 특정했다. 이와 별도로 시점을 정하지 않은 수시채용을 더하면 올해 현대차의 R&D 채용 인력 규모가 줄잡아 1000여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공식적으로 채용을 상시(수시)로 전환했다. 대규모 공개채용을 수시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정 회장이 지난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부터 구상한 인재 확보 틀이다.
정 회장의 현대차그룹은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소전기차와 순수전기차는 물론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시장에서도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다. R&D 인력 확충을 통해 정 회장의 미래 경영 청사진까지 엿볼 수 있다.
현대차는 3월 채용에서 '수소차+상용차' R&D 인력을 집중 확보했다. 곧바로 7월 세계 최초 수소상용차 생산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스위스로 초도물량을 실어보냈다. 미국의 니콜라는 물론 일본 토요타 등 수소트럭 경쟁상대들을 멀찌감치 따돌린 파격적인 행보였다.
이달 인력채용 역시 수소연료전지와 전동화, 배터리 등 미래모빌리티 분야로 영역을 분명히 했다. 내년 E-GMP(전기차 전용 플랫폼) 적용 순수전기차 아이오닉의 첫 출시를 앞두고 관련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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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밀리면 끝...절박감 속 글로벌 행보 잰걸음━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주력시장인 대형 수소트럭 시장에서 앞서가는 동시에 수소공급망 플랫폼 수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수출에도 집중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시장을 만들면서 완성차를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또 현대차그룹의 첫 해외 대형 혁신연구센터를 싱가포르에 오는 2022년 완공하기로 하고 첫 삽을 떴다. 생애주기형 미래모빌리티 서비스를 실증하는 한편 도심형 자율주행 시스템을 고도화하는게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의 임무다.
글로벌 혁신센터의 본격적인 가동에는 현지 우수 연구인력의 합류 뿐 아니라 국내 연구인력의 이동배치도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동남아 시장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내다본 포석이다.
대내외적으로 현대차그룹 전체가 공개채용 뿐 아니라 외부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순혈주의는 이미 깨진지 오래다.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수석부회장으로 취임하기 이전부터 외부 인재를 영입해 중용했다. 삼성전자 출신 지영조 사장(전략기술본부장), BMW 출신 R&D총책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과 토마스 쉬미에라 상품본부장이 대표적이다. UAM 담당 파멜라 콘 상무, R&D담당 스콧드레넌 상무도 외부 출신 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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