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고양이들의 섬…코로나로 먹이 끊기자 끔찍한 일이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0.10.16 13:3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서쪽에는 고양이 250여마리가 사는 '고양이섬'이 있다. 이 섬의 이름은 푸르타다섬으로 고양이들이 수년간 어부들이 던져주는 물고기 내장이나 불필요한 어획물, 관광객들이 주는 고양이용 사료를 먹으며 살아온 곳이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 섬의 고양이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곳을 드나드는 관광객과 어부들이 줄어들자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었다. 일부 고양이들이 굶주림에 지쳐 다른 고양이의 사체를 뜯어먹는 끔찍한 일까지 일어났다.

이 사실은 지난 4월 섬을 간간히 오가던 어부들에 의해 알려졌다. 이후 현지 동물보호단체가 구조를 위해 나섰고, 이제는 자원봉사자들이 매주 섬을 찾아 고양이들에게 사료와 물을 공급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현지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하는 호르헤 드 모라이스(58)는 "섬을 오가는 배와 관광객이 급감하자 고양이들의 건강이 악화됐다"며 "그래서 우리가 나섰다"고 밝혔다.

이 섬은 한때 관광명소로도 인기를 끌었으나, 그 기원에는 고양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다. 이곳에 고양이들이 살게 된 것은 20여년 전 섬의 유일한 거주자였던 한 부부가 고양이 두 마리를 버리고 섬을 떠나면서부터였다.


그 이후 섬에는 점점 고양이들이 많아졌다. 부부가 남겨둔 고양이들이 번식하고, 섬을 찾은 외부인들이 더 많은 고양이를 유기하고 떠나서였다. 이에 당국은 사람들이 섬에 동물을 유기하고 가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으나, 아직까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자원봉사자들을 안내하는 동물보호 활동가 조이스 푸찰스키(47)는 섬에 식수가 부족해 고양이들이 자주 신장 관련 질환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은 섬에서 치료가 필요한 고양이들을 구조해 수술을 받게 한다.

이들은 치료를 받기 위해 섬에서 나온 고양이들의 입양도 알선한다. 하지만 모든 고양이가 입양을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주인을 찾지 못한 고양이들은 다시 섬에서 살게 된다. 그리고 섬에는 또 다른 고양이들이 버려진다.

푸찰스키는 "이건 시지프스(그리스 신화에서 저승에서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영원한 형벌을 받은 인물) 같은 노력"이라며 "우리와 함께 이 잔인한 일을 해결할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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