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원전감사, 이런 감사 저항 처음 봤다" 작심 비판 후폭풍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 2020.10.16 07:34

[the300](종합)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15/뉴스1

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자력 발전 1호기(월성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에 대한 감사와 관련해 피감기관의 감사저항이 굉장히 심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감사원장이 감사과정에서 발생한 피감기관과의 갈등을 구체적으로 털어놓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 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월성1호기 감사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책임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최 원장은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과 용서를 구한다. 적절하게 감사 지휘를 하지 못한 원장인 제 책임이 많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그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등 관계부처 공무원들의 감사 방해를 거론했다. 최 원장은 “국회 감사 요구 이후 산업부의 감사 방해가 많았다. 감사원장이 되고서 이렇게 (피감사자들의) 저항이 심한 것은 처음 봤다”며 “자료 삭제는 물론 사실대로 말도 안 했다. 사실을 감추고 허위 자료를 냈다”고 했다.

최 원장은 또 월성1호기 감사결과를 빠르면 다음 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감사위원회에서 개진된 감사위원들의 의견을 담아 최종 문안을 작성하고 있다. 쟁점에 대한 합의가 돼 있기 때문에 내일(16일)쯤 감사위원들의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빠르면 다음 주 월요일(19일), 늦어도 화요일(20일)까지 (국회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는 지난해 9월 국회의 감사 청구로 시작됐으나, 법정기한(지난 2월)을 넘겼음에도 아직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4월 세 차례에 걸쳐 감사위원회를 열고 감사보고서 의결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보류됐다. 최 원장은 그 직후 휴가를 사용했고, 돌아온 뒤 담당 부서 국장을 교체하고 재조사를 지시했다

이를 두고 ‘감사원장이 탈원전 정책을 펴는 정부의 눈치를 보는 직원들에게 엄중히 경고했다’ ‘감사원장이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이 부당했다는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무리한 조사를 종용한다’ 등의 갖가지 분석이 나왔다.

최 원장은 “(월성1호기) 감사와 관련해 모든 자료를 공개할 용의도 있다”고 했다. 일각의 강압 감사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다.


이날 국감에서 여당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고, 야당은 현 정부에서 감사원이 핍박받고 있다며 최 원장을 감쌌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월성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 감사원이 (어떤) 목적을 정해 놓고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은) 감사위원회의 의결이 나기도 전에 감사원장의 탄핵까지 강요했다. 다시 반복돼선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재정준칙에 "재정건전성 관리 '약화' 우려"

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 원장은 "(재정준칙은) 국가채무 상승비율과 인구 문제가 같이 상승작용을 일으킬 경우 국가재정에 어려움이 될 수 있다"며" "기획재정부 안으로 하면 재정건전성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6월 기획재정부에 국가재정의 중장기적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재정준칙 도입을 검토하라고 제언했다. 재정준칙은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해 국가부채나 재정수지 등의 한도를 정하는 제도다.

최근 기재부는 국가채무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60%,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를 -3% 내로 관리하는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시행 시점은 2025년이다.

최 원장은 재정준칙 시행을 2025년으로 미룬 데 대해 "코로나 상황이 이때까지 간다고 보는지, 다른 사유가 있는 건지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기재부 얘기만으로 충분히 설득하기 어려워 우려할 만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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