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 50m로 날아가며 노래하는 소리꾼…전통극의 ‘화려한 변신’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20.10.15 15:11

[리뷰] 궁중문화축전 '경회루 판타지' 공연을 보고…세계 유명 뮤지컬 못지 않은 '볼거리' 위주의 쇼

제6회 궁중문화축전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 /사진제공=한국문화재재단

14일 오후 8시 경복궁의 아름다운 누각인 경회루. 이곳을 배경으로 열린 제6회 궁중문화축전의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는 그야말로 색(色)과 동(動의 환상적인 조합이었다.

경회루가 주는 자체 발광도 멋스러운데, 이곳에 드리운 첨단 기술이 잉태한 조명과 각종 중장비를 동원해 감탄사를 쏟게 한 역동적인 퍼포먼스는 잊지 못할 전통극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이날 열린 공연은 ‘심청전’. 익히 다 아는 내용인 데다, 전통극의 한계라는 인식 탓에 이 공연을 기대하는 이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 빗나갔다.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 같은 세계 유명 뮤지컬의 압도적 스케일을 연상시키는 무대가 고스란히 연출됐다.

14일 열린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에 선보인 '빛'. 아름다운 색감의 빛이 경회루 경관과 조화롭게 어울려 진풍경을 연출한다. /사진=김고금평 기자

우선 밤에 보는 경회루의 분위기가 낭만적인 데다 곡선의 미가 도드라진 한복을 입은 출연진들의 군무는 영화를 보듯 입체적이었다.

소리꾼이 현대적으로 각색한 맛깔나는 대사의 재미는 귀를 집중시키고 수면을 활용한 ‘워터 스크린 퍼포먼스’, 빛을 이용한 3D 맵핑과 조명은 시선을 고정시켰다.


관객의 박수갈채가 쏟아진 명장면은 출연진이 공중을 나는 ‘플라잉 퍼포먼스’. 하루 400만원을 주고 빌린 거대 기중기를 통해 심청 역의 김나니 소리꾼이 50m 상공을 날아다니며 창을 부르는 장면은 아찔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금빛으로 제조된 배와 거북 모형의 무대 장치가 하늘을 질주하는 모습도 장관이었다. 당장 세계 공연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한 콘텐츠와 구성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기중기에 매달린 흰점의 배가 소리꾼을 태운 뒤 상공 50m로 날아가고 있다. 아슬아슬해 보이는 이런 장면이 두 차례 더 이어지면서 관객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사진=김고금평 기자

이를 반영하듯 이 공연은 지난 7일 예매 오픈 2분 만에 전회차가 매진됐다. 하지만 16, 17일 공연은 처음으로 유튜브 생중계로 더 많은 관객이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주재연 총감독은 “전통극이 현대 기술과 만나 어떤 재미와 감동을 주는지 지켜봐 달라”며 “남아있는 무대에선 화면이나 사운드 등 아쉬운 부분을 보강해 완벽한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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