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찬물' 맞은 목동 "실망매물 쏟아졌다"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20.10.12 17:00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9단지에 재건축 안전진단 동의서 제출을 독려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2018년2월26일 사진) / 사진=신희은

목동9단지 재건축이 좌절되면서 목동신시가지 일대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실망 매물이 나오면서 일부 단지의 매물 수가 몇주 새 크게 늘었다. 주민들은 재건축 불가 판정에 반발하며 단체 행동을 준비 중이다.



실거래가보다도 수천만원 낮게 나와


12일 양천구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9단지 안전진단 탈락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목동신시가지 일부 단지 매물 수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증가세가 가장 뚜렷한 단지는 13단지다. 지난달 24일에는 매물이 26건에 불과했으나 이날 시장에 나와있는 매물은 총 36건으로 10건이 늘었다.

이 단지 매물은 지난 8월 말 공인중개사법 개정으로 허위매물이 일제히 사라진 후 꾸준히 20개 수준에 머물다 지난달 말부터 30개를 넘어섰다. 1단지 역시 같은 기간 매물수가 28개에서 36개로 늘었다. 7단지도 17개에서 25개, 2단지도 29개에서 32개로 증가했다.

매물 가격도 최근 실거래가보다 수천만원 가량 낮게 나와 있다. 사실상 '급매'인 셈이다. 지난 6월 11억1250만원(11층)에 거래된 13단지 전용 53㎡ 매물은 현재 10억5000만원(8층)에 나와있다.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이 처음에는 10억7000만원에 내놨다가 이달 들어서 호가를 2000만원 낮췄다"고 설명했다.

전용 70㎡는 지난달 초 14억3000만원(11층)에 팔렸으나 현재 14억원(6층)에 나와 있다. 1단지 역시 8월 12억7000만원(2층)에 손바뀜한 전용 51㎡ 9층 매물이 현재 12억원에 올라왔다.




재건축 기대감 꺾여…단체행동 준비 중


지난 6일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7단지에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규제를 비판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 사진=김사무엘
9단지 안전진단 결과 발표로 재건축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얘기다. 9단지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아 적정성 검토 단계로 넘어갔으나 점수가 높아지면서 지난달 말 C등급(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6·17 대책에서 강화된 안전진단 방식을 첫 적용한 사례인 만큼 나머지 단지의 재건축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2만6629가구가 모두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6·9단지 외에 5·11·13단지는 지난 6월과 7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적정성 검토 단계를 밟고 있다. 14·1·7·4·10·2단지가 차례로 1차 정밀안전진단을 진행 중이며 3·12·8단지도 정밀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

지난 6월 목동6단지의 안전진단 통과로 높아졌던 기대감이 한순간에 꺾이자 일부 단지는 단체 행동을 준비 중이다. 적정성 검토를 앞둔 11단지는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불복하는 광고물을 제작하고 법리검토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경비 모금을 시작했다.

이 단지 주민 대표는 최근 주민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최근 인근 단지가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어이없는 점수 상향으로 고배를 마시는 모습을 보며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며 "노후화된 아파트에서의 거주 여건이 얼마나 열악한지 알려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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