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다는 페이 수수료···네이버페이만 버티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 2020.10.13 05:06
가맹점 수수료율이 높다는 지적을 받은 빅테크(IT대기업)의 대응이 각각 달라 주목을 받는다. 카카오페이는 곧바로 우려를 수용해 영세소상공인 대상 결제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반면 가장 높은 수수료율을 매긴 네이버페이는 요지부동이다. 정치권은 국정감사에서 규제 원칙을 금융당국에 주문하고 여의치 않으면 직접 보완입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카카오페이는 영세중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별도 수수료 체계를 마련해 내년초 적용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의 지시에 따른 조치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카카오페이머니로 결제할 경우 발생하는 수수료를 신용카드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는 빅테크의 간편결제 수수료율이 카드사와 비교해 높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연 매출 3억원 미만 영세소상공인 가맹점의 네이버페이 신용카드 연동 결제율은 2.2%로 신용카드 0.8%와 비교해 약 3배 가량 많다. 카카오페이는 같은 구간 1.04%다.

카카오페이와 달리 네이버페이 서비스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아직 움직임이 없다

높은 수수료율을 기반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은 결제 서비스 부문(전자금융업 영역)에서 올해 상반기 10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5년 6월 서비스 시작 이후 첫 흑자다. 카카오페이도 같은 기간 5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네이버파이낸셜과는 견주기 어려운 수준이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비대면 결제가 확산된 영향과 함께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이 흑자전환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결제관리와 배송관리를 하지 않는 단순 결제 대행 가맹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1.0~1.5%의 수수료율만 적용하고 있다”며 “수수료 체계 개편을 고민 중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과도한 수수료율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네이버파이낸셜이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이유는 국내 최대 포털 기반 플랫폼 우위에서 오는 자신감이 반영된 탓으로 분석된다. 거의 대부분의 국내 산업이 네이버를 통하지 않고 제대로 된 영업을 하기 어려운 ‘슈퍼갑(甲)’이 된 마당에 굳이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든든한 뒷배가 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여신업무를 할 수 없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난 7월 중소상공인 대상으로 대출을 하겠다고 나선 게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가 마련한 ‘지정대리인’ 제도가 있어 가능했다. 대출을 모집·판매하는 곳은 여신업체인 미래에셋캐피탈이고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정대리인으로서 대출 심사를 맡는다. 법 개정까지 하며 핀테크 후불결제를 허용하고 이들이 계좌도 가질 수 있는 종합지급결제업을 정부가 도입하려는 것 역시 네이버 등 핀테크에 판을 깔아 준 정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페이사들의 수수료율과 관련한 각계의 우려를 알고 있지만 어느 나라도 플랫폼 서비스 수수료율을 규제하고 있지 않고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동일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금융당국이 마련하지 않으면 직접 보완입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빅테크 간편결제 수수료율을 공개했던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빅테크도 카드사에 적용되는 수수료 할인 등 소상공인 우대정책 도입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참담하고 부끄러워" 강형욱, 훈련사 복귀 소식…갑질 논란 한 달만
  2. 2 "두 번의 임신 빌미로 금전 요구"…허웅, 전 여친 고소한 이유
  3. 3 '합의 거절' 손웅정 "손흥민 이미지 값이라며 수억 요구…돈 아깝냐더라"
  4. 4 감자 캐던 소녀, 큐대 잡더니 '국민영웅' 됐다…"한국은 기회의 땅"[인터뷰]
  5. 5 "바퀴 없으니 잘 닦여" 주부들 입소문…물걸레 로봇청소기 1위 기업의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