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의 힘으로 달아오른 공모주 시장이 옥석 가리기에 들어간 가운데 10월3주(12~16일)에 4개사가 공모절차를 진행한다. 3개사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짓고 1개사는 일반 투자자 청약으로 공모 마무리 절차를 밟는다.
공모주 시장이 흥행할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시장의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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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전문기업 바이브컴퍼니는━
설립 당시에는 사명이 '다음소프트'였다. 올 8월이 돼서야 사명이 바이브컴퍼니로 바뀌었다. 설립 초기 다음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김경서 대표의 구주매입 및 신규 투자자 유치 등으로 다음 지분이 줄었다. 그럼에도 현재 카카오가 여전히 10.5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한국산업은행(10.58%) 미래에셋대우(5.01%) 등이 바이브컴퍼니의 주요 주주다.
바이브컴퍼니는 민간·공공기관 뿐 아니라 개인에 이르기까지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AI, 빅데이터를 이용해 데이터 수집에서 분석까지 수행하는 솔루션으로 기업 등이 신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 거래시장, IPA(정보기반 사무자동화) 시장 등 시장으로의 진출도 도모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자산총계 315억원에 부채총계 184억원, 자본총계 131억원 규모의 바이브컴퍼니는 지난해 163억원의 매출에 3억4000여만원의 영업손실, 7억7600여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바이브컴퍼니는 기술특례 상장을 시도한다.
회사 측이 제시한 공모가 밴드는 2만3000원~2만8000원이며 공모주식 수는 65만주, 공모규모는 149억5000만원~182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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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전기화학식 가스센서 전문기업 센코━
하승철 대표(40.93%)를 비롯한 최대주주 그룹이 4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충북창조경제혁신펀드(14.63%) 티그리스투자조합2호(14.54%) 스마일게이트 소재부품투자펀드2014-3호(8.16%) 미래에셋글로벌투자조합(5.44%) 등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다.
센코는 전기화학식 가스센서 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한 기업으로 이를 기반으로 한 센서와 가스 안전기기, 환경기기, IoT(사물인터넷)기기를 자체 개발해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포스코 ICT, 포스코건설을 비롯해 크로우콘, 한웨이 등 국내외 주요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자산총계 206억원, 부채총계 94억원, 자본총계 112억원 규모의 센코는 지난해 198억원의 매출에 24억원의 영업이익, 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센코도 기술특례상장 요건으로 증시 입성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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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감시 전문기업 위드텍, 원전해체 시장 진출 목표━
위드텍은 신규사업으로 원전 해체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 필수 규명 핵종(Nuclide) 분석을 위한 이동형 원전 해체 폐기물 핵종분석 방사화학 실험실을 개발 중이다. 시료 이동 과정에서의 오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품화가 완료되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유승교 대표(70.2%) 등 최대주주 그룹이 84.5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위드텍은 이번 공모과정에서 106만주를 주당 2만1000원~2만5000원씩에 발행해 222억6000만원~265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인원·시설 확충과 연구개발 등에 공모금이 사용된다. 원전 해체 및 방사성 폐기물 처리기술 개발에도 공모금이 쓰인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자산총계 855억원, 부채총계 285억원, 자본총계 570억원 규모의 위드텍은 올 상반기 229억원의 매출에 27억원의 영업이익, 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번 주(10월12~16일)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업 중 이익을 내는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하나금융투자가 대표주관사다. 수요예측은 14~15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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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기기 전문기업 미코바이오메드, 13~14일 일반청약━
지난해 말 6740원이던 미코바이오메드 주가는 올 7월에는 3만원선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2만4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 관련 매출이 늘었다는 소식 덕분이었다.
올 상반기 미코바이오메드의 매출은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41억원)의 5배 가량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전년 동기(-117억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기존 발행한 CB(전환사채)의 전환청구권 옵션이 부채로 잡힌 탓에 당기순손실이 153억원에 달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을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 미코가 미코바이오메드 지분 27.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미코의 전선규 회장도 미코바이오메드 지분 7.13%를 또 보유하고 있다. 미코 등 최대주주 그룹의 지분율은 42.05%다.
미코바이오메드가 제시한 공모가밴드는 1만2000원~1만5000원으로 현 시세보다 훨씬 싼 수준이다. 공모주식 수는 250만주, 예상 공모금액은 300억원~375억원이다.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25만주) 기관투자자 배정물량(175만주)을 제외한 일반 투자자 배정물량은 50만주다. KB증권이 대표주관사다.
한편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까지 올해 대어급 IPO(기업공개)가 마무리된 가운데 공모주 시장의 옥석 가리기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주 빅히트가 58조원 이상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을 일으킨 반면 노브메타파마는 부진한 수요예측으로 상장 문턱에서 세번째로 미끄러졌고 일부 기업은 신규상장 후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때 공모가 2배의 시초가에 상장 첫 날, 그 다음 날 상한가를 일컫는 '따상' '따상상'도 쉽게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15일 상장하는 빅히트의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에 따라 추후 IPO 시장의 열기가 이어질지가 판가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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