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쌤·문이병 ‘부캐’로 웃음홈런 치는 빠더너스 "유튜버 아닙니다”[머투맨]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김지성 기자, 조동휘 기자, 김소영 기자 | 2020.10.11 07:00

머터뷰│문 쌤, 감성군인 등 캐릭터 부각 코미디 인기…유튜브 채널 '빠더너스'

편집자주 | 유튜브, 정보는 많은데 찾기가 힘들다. 이리 저리 치인 이들을 위해 8년차 기자 '머투맨'이 나섰다. 머투맨이 취재로 확인한 알짜배기 채널, 카테고리별로 쏙쏙 집어가세요!



"자, 너희들이 긴장하는 문제야~ 잘 들어야 해!"

수능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요즘. 많은 수험생이 힘을 얻어가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한국지리 1타 강사로 유명한 문 쌤. 영상마다 댓글 창에는 '덕분에 모의고사 등급이 올랐다'는 간증이 이어진다. 인터넷 강의 1세대인 이기상 한국지리 강사조차 문 쌤의 강의를 보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하지만 놀랍게도 문 쌤은 단 한 번도 실제 강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 그의 말투, 행동 하나하나는 이른바 '부캐'(부캐릭터, 제2의 자아를 뜻하는 신조어), 모두 인강 강사를 따라한 콘셉트다. 실제 강의를 보는 것 같은 절묘한 묘사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온다.

문 쌤 외에도 '감성군인 후니쓰', '기호바 문상훈' 등 다양한 부캐를 선보인 '빠더너스 BDNS' 채널은 문상훈(29), 김진혁(29) 동갑내기 친구가 운영하는 코미디팀이다. 야구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배트를 시원하게 던지는 '빠던'처럼 '웃음 홈런'을 치겠다는 의미다.

두 사람은 머리를 모아 아이디어를 짜고 대본을 쓰지만, 각각 연기(문상훈), 촬영·편집(김진혁)으로 '따로 또 같이' 채널을 운영한다. 2016년 유튜브를 시작해 5년간 완벽한 팀워크로 24만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유튜브가이드' 머투맨이 만난 이들은 영상의 장난스러운 모습과 달리 인터뷰 내내 코미디에 대한 진심이 묻어났다. 인터뷰는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 빠더너스 팀의 작업실에서 진행됐다.


미드 보며 키운 '코미디 꿈'…유튜브로 부캐 매력 펼쳐


/사진=유튜브 채널 '빠더너스' 캡처

-꿈이 '코미디언'이라고 했다. 다른 길도 있는데 왜 유튜브를 통해 코미디를 시도했는지.
▶어릴 적부터 코미디에 관심이 있었고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실 영미권 코미디언에 특히 더 빠져있었다. 가장 꽂힌 부분은 바보같이 나오는 배역이 알고 보니 시트콤 작가라고? 이 사람이 이걸 썼다고? 그런 포인트였다. 미드 중에 '오피스'(Office)와 '라이프 이즈 투 숏'(Life is too short)을 좋아하는데, 유튜브는 좋은 수단이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내 코미디를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을 때, 너무 달콤해서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 신분에서 바로 유튜브 코미디를 시작했는데, 취업 고민은 없었나.
▶당연히 고민이 없지는 않았다. 경영학과를 나와서 취직을 하는 수순이었는데, 시험을 준비하다 생각이 바뀌었다. 자격증 같은 걸 준비하다가 보니 취직해서 하고 싶은 걸 지금 하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했다. 광고 회사든 기자든 PD든 어떤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성대모사나 몰래카메라 등을 주로 하는 유튜브 내 개그·코미디 채널과 성격이 다르다.
▶스케치 코미디라고 짧게 5분만 봐도 내용이 이해되는 그런 것을 지향했다. 그런데 품이 굉장히 많이 든다. 또 품 대비 웃음도 많이 깎이는 것 같아서 고민했다. 여러 가지를 찾다가 인터넷 강의 콘셉트의 '문 쌤'이 나왔다. 연기를 배웠던 것은 아니다. 싱어송라이터는 자기가 만든 노래니까 제일 잘 부를 수 있다. 그런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쓴 대본을 연기하는 건 많이 어려울 수 있는데 어찌 됐든 우리가 만드는 거니까 잘 살릴 수 있는 것 같다.


주변에서 아이디어 얻어, '찌질한 캐릭터'는 학창시절 모습에서


/사진=유튜브 채널 '빠더너스' 캡처

-문 쌤, 문 이병 등 다양한 부캐를 보여줬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요즘 재미있는 것은 문이병이다. 제일 극적이다. 문 쌤은 지금 모습에서 반말만 하면 문 쌤이 나오지만, 문이 병은 말투도 강하고 안경을 써서 외모도 다르다. 만드는 입장에서는 봐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많은 분이 처음에 재미를 느끼셨던 군 생활의 공감대 소재는 길게 하지는 못한다. 시트콤으로 갈 수밖에 없다. 점점 세져야 하니까 시트콤 같은 일상이라는 표현처럼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은 어디에서 얻나?
▶봐둔 것을 많이 활용한다. 머리에서 떠오른다 이런 개념이 아니고 아까도 지나가면서 버스에서 본 에피소드가 있다. 요즘 마스크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어떤 분이 마스크를 내리고 재채기를 하고 다시 올리더라. 그게 충격적이어서 갖다가 쓴 적도 있다.

-찌질한 캐릭터가 연기의 기반인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나.
▶철학을 갖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제 모습을 베이스로 해서 하다 보니까 그렇게 나왔다. 제가 좀 찌질한 것이 있다. 외모를 신경 안 쓴다거나, 친구에게 인기가 없다거나 하는 종류는 아니다. 예를 들면 입 밖에 꺼내기 창피한 못난 생각들이 있다. 전교 2등이 전교 1등을 향해 아팠으면 좋겠다. 이런 종류의 생각들이다. 학창 시절에는 까불고 웃기는 걸 좋아했다. 앞에 나가서 개인기 해보라고 하면 할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고 옆에 있는 친구와 얘기만 하는 식이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채널의 가능성을 보면 100만 이상이다. 구독자 스트레스가 있나.
▶봐주시는 분들과 대중의 선택에 갭(차이)이 있다. 그 판단을 정확히 할수록 유튜브를 잘 만드는 사람 같다. 채널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사람이 보도록 하려고 한다.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지금 약 24만명인데 성장세는 완만해졌지만, 유튜브를 직업으로 한다고 설명할 정도는 됐다. 구독자가 100명인데 '유튜브가 직업입니다'라고 말하기는 그렇지 않나.


유튜버보단 코미디언으로 불리길 바라는 '빠더너스'


/사진=김소영 기자

-유튜버로 규정되기 싫어했지만, 유튜브에서의 활동을 주변에선 어떻게 보나.
▶규정되기 싫다기보다는 코미디언에 대한 존경심이 있다. 코미디언이라는 타이틀에 자긍심을 갖고 싶은 입장에서 유튜버는 너무 광범위하다. '뮤지션보다는 래퍼로 불리고 싶다' 이런 느낌에 가깝다. 그래서 호칭에 욕심을 갖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코미디언이라고 하면 '방송국 공채 몇 기냐' 이런 분위기다. 제 경우는 그렇지 않아 민망해서 '코미디언이 꿈인 사람입니다'라고 소개하는 편이다. 꿈꾸는 코미디언의 모습보다 부족하지 않겠냐는 생각 때문에 민망하기도 하다.

-수익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유튜브 조회수 수익이 많지 않은 편이다. 조회수 수익이 탄탄하면 광고도 안 해도 되고, 좀 더 원하는 방향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한다. 회사와 함께 일하기 때문에 회사와 나누고, 작업실 임대로 이런 것들을 제하면 많지는 않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제 삶을 영위할 정도는 된다.

-채널의 목표는 어떻게 되나.
▶여태까지 항상 그런 것처럼 더 신나는 일을 도모할 수 있고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채널이 되는 것이다.

-머니투데이 독자와 머투맨 구독자를 위해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3개를 추천해달라.
▶첫째로는 '영민하다' 채널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다. 이런 정보와 자료는 어디서 찾는지 모르겠다. 응원하고 추천해 마지않는다. 두번째 추천 채널은 'sehooninseoul'. 음악 큐레이션 채널이다. 선곡도 선곡이지만 제목과 썸네일을 클릭하고 싶게 잘 해놨다. 예를 들면 '비가 그쳤으면 윤석철', '찬 바람이 불 때 이문세' 이런 식으로 했다. 마지막은 '8balltown'이라는 크루다. 채널에서 나오는 영상이나 뮤직비디오들을 좋아한다. 다양한 형식으로 많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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