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미녀' 가 파는 이 열매, 코로나19 예방한다? [관심집中]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0.10.09 07:01
빈랑 열매. / 사진 = 바이두

"거거(哥哥·오빠). 삔랑 좀 사가세요."

대만이나 중국 남부에서는 노출도가 높은 옷을 입은 여성이 종려나무의 일종인 '삔랑' 열매를 파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말린 '삔랑'이 약한 흥분효과를 갖고 있어 졸음운전을 예방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여성 노점상들이 야한 옷을 입고 판매한다는 이유로 중화권에서 퇴폐적으로 여겨졌던 '삔랑'이 최근 중국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삔랑 열매가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속설이 확산되면서부터다.


야한 옷 입을수록 매출 뛴다…'삔랑씨쉬'들의 마케팅 전략


타이페이의 한 빈랑 가게에 앉아 있는 여성 직원. / 사진= 대만 독자 홍위펀씨 제공

중국 남부의 일부 지역이나 대만에서는 '삔랑씨쉬'라는 이름의 여성 노점상들이 삔랑을 판다. 중국의 4대 미녀 중 한 사람으로 꼽혔던 '씨쉬'(서시)와 삔랑의 합성어인 '삔랑씨쉬'들은 바구니에 삔랑을 넣어 다니며 남성 고객들을 불러모은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술과 담배, 카페인 음료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향정신성 물질인 삔랑은 약한 환각 성분을 가지고 있어 씹다 보면 얼굴이 빨개지고 정신이 몽롱해진다. 중화권에서는 주로 운전자들이 졸음을 쫓기 위해 껌 대신 씹는다.

주 고객이 도로를 내달리는 남성 운전자이다 보니 삔랑씨쉬들은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몸매를 드러내는 착 달라붙는 옷과 화려한 화장으로 무장한다. 창업 비용이 12만 위안(한화 약 500만 원) 정도로 낮고 수익률이 높아 젊은 여성들에게 매력적이다.

노출도가 높을수록 매출이 높기 때문에 초기에는 알몸에 가까운 차림의 삔랑씨쉬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일부 삔랑씨쉬들이 성매매에 종사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대만 정부는 가슴과 엉덩이, 배꼽 등을 노출하지 못하도록 법령을 개정했다.


동시에 삔랑 사용자를 줄이려는 취지의 정책도 잇따라 내놨다. 삔랑을 오래 씹으면 입 안에 검은 물이 생기는데, 이 검은 물을 거리에 뱉다 적발되면 중독 치료와 함께 고액의 벌금을 내야 한다. 삔랑 농가가 다른 작물을 재배할 경우 보조금도 준다.


코로나19 예방 VS 발암물질 함유…삔랑의 두 얼굴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빈랑. / 사진 = 타오바오

중화권에서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던 삔랑은 최근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중의학(중국의 전통 의학) 의사들이 삔랑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며 사용을 권유하면서다. 후난성 정부는 환경미화원에게 삔랑을 나누어주기도 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중국 후난성에서 판매되는 말린 삔랑 열매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열매 안에 흥분제 성분이 있고 구강암 발생 위험이 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며 삔랑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타오바오나 티엔티엔왕 등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삔랑 전문 판매업자가 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한다' '중의사가 추천한 건강식품' 등의 선전 문구가 붙은 삔랑 한 봉지는 30~50위안(한화 5000~7000원)에 판매된다.

인기가 늘다 보니 삔랑과 관련된 범죄도 등장했다. 중국 남부 광시성에서는 지난달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삔랑을 팔던 판매업자가 적발됐으며, 지난 2일에도 광저우의 한 편의점에서 삔랑을 훔치려던 청소년들이 잡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삔랑의 섭취를 자제하라고 권고한다.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데다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인체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경고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삔랑에 들어 있는 아레콜린 성분을 구강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2018년 중국 구강암 학회의 조사에서는 삔랑을 즐겨 섭취하는 사람들 중 80% 이상이 구강 점막에 병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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