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명희 부산 북구청장 "30만 구민과 함께 새로운 미래 그려가겠다"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10.08 08:02

구 단위 최초로 '2021 대한민국 독서대전' 개최…'교육 인프라' 강조
9월 이후 만덕동 관련 확진자 20명↑…"24시간 비상 방역체계 구축"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이 6일 오후 북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0.7/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북구는 사람이 자산입니다. 30만명의 구민이 모여 사는 북구의 미래는 교육에 있습니다."

민선 7기 임기 후반기를 열어 가고 있는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은 북구의 미래가 사람과 교육에 달려 있다고 연신 강조했다.

북구는 부산 16개 구·군 중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을 정도로 중장년층이 대거 거주하는 지자체로 잘 알려져 있다. 해마다 늘어나는 사회복지비 부담으로 전국 최하위권 재정 상황이지만, 정 구청장은 열악한 재정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역 홍보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북구는 지난 5월 지자체 최초로 지역 특산품을 이용한 독립맥주인 '구포만세329'를 출시했다. 오는 12월에는 또 다른 지역 특색의 맥주가 탄생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구 단위 최초로 우리나라 최대의 독서문화 축제인 '2021 대한민국 독서대전' 개최에 성공을 거두었다. 구의 첫 유치 시도였음에도 재수와 3수를 거듭한 지자체를 모두 제치고 개최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최근 그린코아목욕탕, 백양초등학교, 현대스포렉스 수영장 등 9월 이후 관내 만덕동 일대에서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여명 넘게 발생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근심을 해결하기 위해 정 구청장은 24시간 비상 방역체계를 구축하는 등 감염병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다음은 정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북구에서 만덕동 일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 구 특성상 노년층이 많아 주민들의 걱정도 적지 않은데, 코로나 대응을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나.

▶마음이 매우 무겁다. 최근 북구의 안전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방역 활동을 진행했다. 추석 연휴를 기해 만덕동 일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북구 직원들은 이번 명절 연휴까지 반납했다. 구청장 주재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방역 대책에 허점이 없었는지 긴밀히 논의했고, 24시간 비상 방역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관내 800명이 넘는 자가격리자를 관리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직접 물품을 배부하는 등 다양한 방역 활동도 펼치고 있다. 구민 여러분도 불편하더라도 나와 이웃을 위해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등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길 바란다.

―지난해 7월 폐쇄된 '구포가축시장' 구역에 '서부산권 동물복지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이 좌초 위기인데.

▶지난해 7월1일 북구는 역사적인 구포개시장 폐업 협약을 이뤄냈다. 이 구역에 서부산권 동물복지센터를 건립할 예정인데, 현 구포시장 상인회 회장과 이전 구포시장 상인회 회장 간의 갈등 속에서 주민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어떻게든 우리 구가 잘 무마시키고 중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부산권 동물복지센터는 전국 최초 고양이 복지 센터로 다치거나 어미 잃은 길고양이들의 치료·보호 입양시설이기도 하지만, 주민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센터 1층에는 카페를 설치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주민들에게는 쉼과 여유를 제공하는 휴식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4층에는 반려동물 교육 시설을 만들어 예비 반려인들을 위한 자격교육과 정보교환의 장 등 앞으로 다양한 기능을 갖춘 센터로의 모습을 갖춰 나갈 것이다.

―놀이터, 쉼터 등 사람을 위한 복지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굳이 동물 복지를 위한 시설을 먼저 세워야 하냐는 주민들의 비판이 적지 않게 나오는데.

▶주민 복지시설은 이미 구포시장 안에서도 행정복지센터, 고객 쉼터, 꼬마다락방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올해에는 문화광장, 생활문화센터 등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에 여러 차례 진행된 주민설명회에서 동물복지시설도 좋지만, 추가적인 주민복지 시설을 원하는 목소리도 있어 생활SOC 사업 연계 등 주민들을 위한 복지시설 확충을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다양한 주민복지시설을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북구가 '2021 대한민국 독서대전' 개최에 성공을 거뒀다. 첫 유치 시도여서 쉽지 않았던 도전이었을 텐데.

▶우리나라 최대의 독서문화 축제인 '대한민국 독서대전' 유치를 위해 그간 심혈을 기울였다. 최종 선정지로 북구가 확정되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지난 7년간 구 단위에서 유치한 사례가 없었다. 선정된 지자체 대부분 두세 번 도전과 실패를 경험할 정도로 처음 도전하는 우리 구의 입장에서는 '가시밭길'이기도 했다.

독서대전 개최지인 솔북이에듀파크 내 입주한 구포어린이교통공원, 부산 학생예술문화회관, 한국환경관리공단 부울경지역본부, 부산솔로몬파크 등 4개 기관이 독서·문화 축제 상생 협력을 위한 협력을 체결해 상호 신뢰와 참여 홍보 등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또 부산시, 부산시교육청 소속 11개 공공도서관과 연합해 독서문화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등 부산 전역의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전폭적인 행정, 재정적 지원을 약속받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독서대전 개최지 선정 공모에 신청했고, 전국 4개 지자체와 경합을 벌여 8월31일 북구가 최종 개최지로 선정됐다.

부산에서는 최초의 도전이었으며, 자치구 단위에서는 전국 최초로 그것도 단 한 번의 도전으로 선정돼 매우 기쁘다. 우리 구민들과 함께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2021 대한민국 독서대전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겠다.


―지난달 북구가 부산시, 뉴스1 부산·경남과 협력 개최한 '2020 가을독서문화축제-낙동독서대전'이 시민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막을 내렸다. 이처럼 독서 관련 행사를 많이 유치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북구의 재정자주도는 전국적으로 최하위 수준이다. 사회복지비 의무 지출이 늘어나다 보니 구에서 구민들을 위해 쓸 수 있는 돈이 계속 적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북구는 부산 16개 구군 중 인구 순위 4위를 기록할 정도로 30만명의 많은 사람이 모인 지자체다. 즉 사람이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진정한 자산이 되기 위해선 우리 구의 미래는 교육으로 계속 가야 한다. 그 교육은 책, 독서, 도서관 등 다양한 요소들이 모두 적절히 융합될 때만 빛을 발할 수 있다.

특히 구민의 교육을 위해 독서 행사 유치와 도서관 건립에 힘을 쏟고 있다. 도서관은 지적 자본이 쌓이고 오고 가는 곳이다. 그저 책만 보는 공간이 아닌 아빠가 자녀들의 손을 잡고 놀러 갈 수 있는 도서관이 돼야 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다 의자만 돌리면 예술가의 공연을 바로 볼 수 있는 독서와 문화가 결합된 도서관이 요즘 시대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삶이 힘들 때 책에 있는 한 줄이 우리에게 큰 위로를 줄 수 있다. 책 하나가 그 사람의 인생을 마주하고, 책을 통해 우리가 내적 성장을 할 수 있다. 나이와 성별, 인종, 학벌에 차별받지 않고, 지식과 정보의 독점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책'을 통해 내 삶이 응원받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독서행사 개최에 나서고 있다.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이 6일 오후 북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0.7/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지난해 중앙정부에 '복지특구 지정 건의서'를 전달할 정도로 북구가 사회복지비 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주민 연령층이 더 높아지면 복지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말했듯 정부의 포용적 복지정책 강화로 사회복지비 의무 지출이 확대돼 지역 개발이나 교육문화 관련 인프라 구축 등 장기적 안목의 투가 사업이 불가한 상황이다.

현재 복지비 부담을 덜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2월부터는 복지특구 지정요건과 재정지원 방안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자료를 확보하고자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복지특구 지정에 관한 연구용역'을 시행해 추진했다. 8월에는 북구가 사회보장특별지원구역에 선정돼 3년간 8억7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 구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중앙 및 광역 차원의 복지특구 지정을 건의해 사회복지예산 절감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구포국수', '구포만세329' 등 북구에는 지역 특색의 먹거리 상품이 많은 것 같다. 지역홍보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 같은데.

▶한국전쟁 때 밀 집산지인 북구에서 서민음식으로 탄생한 구포국수는 현재까지도 지역 먹거리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젊은 층에는 구포국수의 매력이 조금 약하다고 보여진다. 어르신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부산과학기술대학교와 협업해 구포국수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는 등 구포국수를 브랜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낙동강변에서 키운 밀을 재료로 해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만들어낸 독립맥주 '구포만세329'가 지난 5월에 출시됐다. 구포만세329는 민·관·학이 협업해 다른 지역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와 맛을 녹여내 레시피를 개발하고 브랜드화함으로써 수제맥주 시장에서 인기 있는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더 나아가 12월 중에는 구포 문화를 담은 구포맥주 시즌2를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2월에 오픈한 밀당브로이펍과 연계해 구포 만세거리에 구포맥주 생산과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는 '구포맥주 양조장' 건립을 위한 실시설계에 착수했다. 양조장은 내년 12월 준공될 예정이며 맥주 프로그램과 축제 개최, 관광기념품 개발 등 구포맥주를 하나의 전략적인 문화관광 콘텐츠로 제작해 북구의 도시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역 홍보를 위한 구청장의 전략이 있다면.

▶북구에는 낙동강, 화명생태공원, 금정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있다. 낙동강 하구의 자연·문화 자원을 활용해 현재 구포시장에서 화명생태공원을 연결하는 '금빛노을 브릿지'와 도시철도 3호선에서 화명생태공원을 연결하는 '감동나루길 리버워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개의 보행 전용교에 전망대와 전시 갤러리 등 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새로운 이미지로 도약하기 위해 구 명칭 변경사업도 추진 중이다. 낙후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구의 정체성, 역사적 의미, 고유한 가치를 가지는 이름으로 변경해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구민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지금까지 해왔듯이 주민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크고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세심함이 살아있는 정책들을 꾸준히 발굴하겠다. 변화에 주저하지 않고 모두가 안녕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달려 나가는 북구의 미래, 구민과 함께 밀고 당기면서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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