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부터 부라보콘까지…뿔뿔이 흩어진 '해태' 브랜드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20.10.06 14:11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완료하면서 국내 최장수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부라보콘' 등 해태의 수많은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빙그레로 넘어갔다.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75년 역사의 해태에서 탄생한 수많은 장수 브랜드들이 경영난 등 부침을 겪으며 뿔뿔이 흩어졌다. 해태제과는 매각 대금으로 제과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메인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제과, 냉동식품 시장에서도 매년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상황이 녹록치는 않을 전망이다.

빙그레는 지난 5일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인수를 위한 잔금 지급을 마무리하고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최종 인수금액은 1325억원. 빙그레는 '해태 아이스크림'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당분간 합병없이 별도 법인으로 유지하며 해태의 주력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70년 넘은 해태 브랜드 가치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해태제과의 주력 사업 중 하나였던 아이스크림 사업 매각이 완료되면서 해태제과에 없지만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해태 브랜드들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 1945년 설립된 해태제과는 연양갱을 시작으로 홈런볼, 부라보콘, 봉봉, 고향만두 등 식음료 분야의 다양한 장수 브랜드를 보유, 한때 재계 24위까지 오르는 등 전성기를 맞았지만 지나친 사업다각화로 어려움을 겪다 1997년 그룹이 해체된다.

해태음료는 LG생활건강으로 인수돼 해태htb라는 법인으로 '해태' 이름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1981년 출시된 대표 브랜드인 '봉봉', 1984년 수입판매를 시작한 '썬키스트' 등은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뉴트로 트렌드를 타고 '봉봉' 브랜드를 이용한 봉봉 젤리가 출시되는 등 브랜드를 확장하기도 했다. 해태유업은 지난 2006년 동원그룹에 매각돼 현재 동원F&B 유제품 사업부가 됐다. 해태산업은 국순당에 매각됐고 해태유통은 이랜드(킴스클럽마트)를 거쳐 이마트에브리데이가 됐다.


해태제과식품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장기적으로 적자가 누적된 아이스크림 사업을 매각함으로써 메인 사업인 제과 부문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재무구조 개선 및 과자 공장 효율성 제고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과 부문 등 남은 사업부문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홈런볼, 오예스 등 인기 브랜드들이 여전히 건재하지만 제과 시장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해태제과의 시장점유율은 하락 중이다. 냉동식품 부문에서도 30여년간 시장 1위를 지켜왔던 고향만두가 지난 2017년 '비비고'에 밀려 2위로 내려 온 이후 최근 풀무원 얇은피만두에도 추월당한 상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으로 과자 시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이렇다 할 신제품 히트작이 장기간 나타나지 않았다"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해태제과가 마케팅이나 R&D(연구개발) 투자 등에서 경쟁사 대비 경쟁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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